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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엘 유양희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제품을 2016년 선보인 뒤 글로벌 뷰티 시장에 성공으로 안착했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코로나 19 이후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려는 업체 간 경쟁도 심화하는 추세다. 그런데 극심한 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타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엘로엘’(ELROEL)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인 엘로엘 유양희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제품을 2016년 선보인 뒤 홈쇼핑 등을 통해 국내 뷰티 시장에 성공으로 진입했다. 이와 동시에 유럽 시장에서 일찌감치 K-뷰티를 선도했으며 지난해 총판 협약을 통한 중국 수출로 아시아 진출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위기는 곧 기회”라며 코로나19 사태를 정면돌파하고 있는 유 대표를 만났다.

- 엘로엘은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해외시장을 겨냥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업계에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수준 높은 소비자 곁에서 한 브랜드가 오랜 시간 함께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브랜드, 재구매율이 높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엘로엘을 론칭했다. 우리의 원동력은 소비자들의 재구매다. 그래서 엘로엘만의 독보적인 장점과 기술로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자외선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해 자외선 차단제를 쿠션 형태로 만든 ‘선쿠션’을 출시해 현지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유럽의 뷰티 드럭스토어 마리오노 매장 입점 이후에도 대형 뷰티 박람회에 매년 참가하며 엘로엘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경이 통제되는 바람에 계획했던 해외 박람회 일정들이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어 아쉬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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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희 대표.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추구하는 철학이 무엇인가.

엘로엘은 ‘가장 나다워 보일 수 있는’ 나만의 개성과 색깔을 찾아줄 메이크업 아이템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고객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다양한 제품을 다양한 피부타입에 적용하면서 제품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의 눈을 넓히며 유행을 무조건 좇기보다는 개인이 가진 캐릭터를 더 돋보이게 해줄 메이크업 아이템을 제안하는 데 집중했다. ‘타고난 아름다움의 가치를 깨우는 것이 진정한 뷰티’라는 철학으로 명품 화장품에 견줘도 손색없는 제품력, 합리적인 가격대를 추구한다.

- 엘로엘은 현재 유행처럼 번진 ‘승무원 팩트’, ‘빅 선쿠션’의 리딩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어떤 아이디어로 처음 시도했는지 궁금하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승무원들이 건조한 기내에서 길게는 20시간 가까이 비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고안한 것이 ‘블랑팩트’다. 실제로 블랑팩트는 30시간 이상의 커버력과 수분 지속력을 임상으로 검증해냈다. 이후 승무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승무원 팩트’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승무원 팩트만큼 유명한 제품이 연예인들에게 사랑받는 ‘빅 선쿠션’이다. 제품에 달린 거울을 크게 만들면 별도의 거울이 필요 없어 편하겠다고 생각해 연구에 들어갔다. 그립감이 뛰어나고 내용물도 외형도 기존 제품의 두 배 이상인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10개월의 시간과 억대 자금을 투자했다.

처음 시작할 땐 다들 모험이라고 말렸지만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노력하다 보니 한두 개의 히트상품이 탄생했고 엘로엘 자체가 ‘체력이 좋은 브랜드’로 인정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매출 대부분을 신제품 연구 비용으로 재투자하면서 제품력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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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엘 블랑커버멜라스틱. 제공|엘로엘

- 지금의 엘로엘을 있게 한 블랑팩트가 최근 ‘블랑 라인’으로 다양화됐다. 어떤 피부톤에도 단 한 가지 색상의 블랑 제품을 바르면 자신의 피부톤에 맞게 연출해준다는데.

피부를 두껍게 덮지 않고 최대한 가볍고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한 색상의 파운데이션으로는 피부톤을 맞추기 힘든데 이 제품은 호수 구분이 없이 어떤 피부톤에도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연출해주는 제형을 개발했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 독보적인 제품이라는 호평 속에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고 예쁜 피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블랑팩트 열풍이 불었다. 블랑라인은 피부에 닿는 순간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그 이상의 반전 기능을 갖춘 제형으로 자연스럽고 빠르게 밀착된다. 이후 제품 라인을 ‘블랑커버크림스틱’, ‘블랑루즈’, ‘블랑미스트’로 세분화했다.

블랑 라인의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 블랑커버크림스틱의 두 번째 버전인 ‘블랑멜라커버스틱’도 출시했다. 시즌과 제품 타깃의 니즈를 반영한 최신 아이템으로 먼저 출시된 블랑커버크림스틱을 통해 확보된 마니아층에게 출시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블랑라인이 뷰티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앞으로도 ‘블랑’만의 명확한 콘셉트를 잃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을 꾸준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 코로나19로 많은 브랜드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지만 엘로엘은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결이 궁금하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역시 많은 일정과 계획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등 브랜드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다행히 유통 구조를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꾸려 큰 타격은 없었다. 오히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기존 타깃이었던 30·40대는 물론 20·30대 고객에게도 어필하는 계기가 됐다.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지속력이 강한 롱래스팅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서 마스크프루프(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아이템에 특별 할인가를 적용해 구매 장벽을 낮췄다. 상황에 빠르게 대응한 마케팅 전략이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

- 남성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남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엘로엘의 계획은?

남성 소비자와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동시에 공략하는 젠더리스 제품을 통해 변해가는 뷰티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지금까지 홈쇼핑 방송에서 김원준, MC 붐과 같은 남성 모델을 기용하면서 신선한 시도를 했다. 최근 출시된 ‘골프선쿠션’은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차별된 중성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색조=여성 화장품’이라는 관념을 깬 젠더리스 아이템으로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성성, 여성성의 구분을 없애고 나아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저자극 성분의 제품으로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 높은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려고 한다. 올 여름엔 브랜드 협업을 통해 새로운 남성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뷰티 시장의 포지션 변화는 앞으로 더욱 빠르고 다양해질 것이다. 엘로엘은 그 변화에 발맞춰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변화를 만드는 것, 지속해서 함께 성장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런 의도에서 시작하게 된 브랜드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잘 지켜가겠다.

certa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