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인공지능 돌봄’, 언택트 시대 ‘사회안전망’ 진화_1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다.  제공 | SK텔레콤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아리아, 살려줘!”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최 모(여·80)씨는 화장실에서 나오다 넘어지면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어르신이 AI 스피커를 향해 살려달라고 외치자 AI가 ICT 케어센터로 연결해 위급상황임을 알렸고 곧바로 119를 호출해 최 씨를 긴급 구조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4월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해 시작한 AI 돌봄 서비스로 지난 1년간 긴급상황에서 목숨을 구한 독거 어르신은 총 23명에 달한다. AI 돌봄 서비스가 사회취약계층인 독거 어르신들의 안전과 정서를 지키는 ‘사회안전망’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 독거 어르신 10명 중 7명은 매일 이용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는 20일 오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AI 돌봄 서비스 출시 1주년 성과를 발표했다. 바른ICT연구소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 연령 75세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한 결과 AI 스피커를 매일 사용한다는 응답이 전체 73.6%에 달했다. 어르신 10명 중 7명 이상이 매일 사용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 독거 어르신들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AI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 비교 시 행복감은 12.6에서 13.5로 상승했고 고독감 수치는 2.5에서 2.4로 낮아졌다. 이 같은 경향은 이전에 스마트폰, PC 등을 보유하지 않고 AI 돌봄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한 어르신들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AI 돌봄이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가족 공백을 메우고 고독감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르신들 중 대부분인 95.1%가 음악 감상을 위해 AI 스피커를 이용했으며 정보검색, 감성대화, 라디오 청취 순으로 사용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와 함께 서울 성동구 등 전국 15 지자체의 독거노인 약 320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경남 전역과 부산 진구·북구, 강원 춘천 등 참여가 잇따르면서 연말까지 총 6500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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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현황 분석 인포그래픽.  제공 | SK텔레콤

◇ AI 돌봄, 올해 7월 전 국민 제공

SK텔레콤은 AI 돌봄 서비스를 오는 7월 일반 소비자형 서비스로 제공해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인가구 등 핵가족화 시대 사회구성원들의 외로움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지난해 30억원을 투입해 AI 돌봄 관제시스템을 만들었고 SK텔레콤은 독거 어르신들께 AI 스피커와 비용을 부담했다. 그러나 독거 어르신 모두에게 적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며 “지자체와 협의하면서 일부 여력이 있는 어르신들은 본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르면 7월 각 가정에서 필요하신 분들께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그룹장은 AI 돌봄 서비스 확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2010년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오는 2025년에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AI 돌봄 서비스의 사회안전망 기능은 고독감, 외로움을 낮춰주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고독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경남과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