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롯데 이인복, 무사 1,2루 위기를 과연...?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롯데 이인복(29)이 데뷔 후 첫 승리를 챙겼다.

롯데의 길었던 4연패를 끊어낸 건 의외의 인물이었다. 이인복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시즌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원정 경기에서 8회 말 등판해 3이닝 2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인복의 깔끔한 피칭에 힘입은 롯데도 연장 11회 대거 5득점 하며 8-5 승리, 4연패 늪에서 빠져나왔다.

스스로는 “첫 승 생각이 없었다. 동료들이 수비와 타석에서 도와준 덕분”이라고 밝혔지만, 무명 시절이 길었던 만큼 기쁨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14년 2차 2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인복은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뛴 경기가 23경기에 불과하다. 이날 공을 손에 쥐고 상기된 얼굴로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했던 이유다. 그는 “던지다 보니 3이닝을 소화했다. 다음에 더 좋은 승리를 하면 기분이 더 좋을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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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인복. 잠실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om

부담 없이 마음을 비운 피칭이 곧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공은 지난해가 더 좋았지만, 올해는 생각을 바꿨다. ‘그냥 던지자’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초반에도 좋은 결과가 나온 듯하다”며 “두드려 맞더라도 볼넷은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삼진을 잡는 투수도 아니라 수비를 믿고 던진 것 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선배들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구)승민, (노)경은 선배 등 주위에서 다들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 ‘공 좋으니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데뷔 후 첫 승리를 거뒀고, 연패를 끊은 주역이 됐지만, 여전히 선발 욕심은 없다. 부상을 털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은 천천히 성장기를 쓸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질롱 코리아 파견을 위해 몸을 끌어 올리던 중 입은 오른쪽 어깨 극상근 파열 부상이 원인이었다. 올시즌 전 롯데 선수단이 호주에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동안에는 국내에 머물며 재활군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발이라는 마음은 배제하고 훈련했다. 지금 선발하긴 조금 무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묵묵히 제 길을 걸을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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