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K좀비’ 열풍의 원조가 돌아온다. 2020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영화 ‘반도’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부산행’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액션, 더 커진 스케일로 영화의 스틸과 포스터가 공개될 때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영화팬들의 관심까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16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의 장점이 관객들이 실제로 겪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반도’에서도 그 점을 신경 썼다. 관객이 미지의 공간과 상황을 맞닥뜨리는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라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연 감독은 2012년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처음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2016년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대된데 이어, 4년 만에 영화 ‘반도’로 칸 영화제에 세 번째로 칸에 재입성하게 됐다. 일찌감치 칸 초청 물망에 오르며 전 세계가 기다리는 기대작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칸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진 않았지만 영광이라 생각한다. 외국의 친구들도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이정현은 “칸에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서 아쉽긴 하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 감독은 ‘서울역’, ‘부산행’에 이어 ‘반도’까지 관통하는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했다. 좀비를 소재로 본인만의 세계관을 탄탄히 다져온 연상호 감독은 전대미문의 재난 후, 폐허가 된 반도라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위로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쌓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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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역시 출연 계기 1순위로 연 감독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강동원은 “전작이 있는 작품을 한다는게 부담도 됐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 너무 재밌었다. 한국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보여주는 영화도 없었기 때문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고, 이정현은 “원래 좀비를 좋아하기도 했고, 감독님의 ‘부산행’을 영화관에서 5번 봤다. 한국에서 이런 좀비 영화가 나온다는게 자랑스러웠다. 워낙 팬이었는데 연락을 주셔서 너무 놀랐다.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산행’이 1156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좀비를 소재로 장르적 저변을 넓혔다면, ‘반도’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충격을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 감독은 “익숙했던 한국이 4년 정도 버려졌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홍수가 일어났을 수도 있고. 배가 넘어지기도 하고. 여러 상황을 두고 미술팀과 CG팀과 공간을 디자인했다”며 “CG에 힘을 많이 썼다. 볼거리가 엄청 많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반도’의 새로운 주인공 강동원은 처절한 생존자 정석 역을 맡아 강도 높은 액션과 감정 연기를 함께 소화할 예정이다. 영화 ‘전우치’ ‘군도:민란의 시대’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인랑’ 등 매번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에 나섰던 강동원은 ‘반도’에 대해 “상급자 코스는 거의 다 배웠기 때문에 액션 스쿨은 가지 않았다”며 액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정현은 생애 첫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한다. 이정현이 맡은 민정은 남다른 생존력과 모성애를 가진 인물로 곳곳에서 습격하는 좀비 떼에 온몸으로 맞서며 총격씬부터 카체이싱까지 고난도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액션 여전사가 된 이정현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이해가 쉽게 연기를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이미 시나리오가 잘 쓰여져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잘 맞았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반도’는 7월 국내와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동시기 개봉 예정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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