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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현재 상황에서 믿을 건 최용수 감독의 경험뿐이다.
서울은 23년 만에 최다골(6골)차 패배로 참사를 겪었다. 지난 14일 대구전에서 0-6으로 대패한 서울은 전신 안양LG 시절이던 1997년 4월 12일 부천SK(1-7 패)전 이후 큰 점수 차로 무릎을 꿇었다. 구단 역대 최다 실점은 면했지만 현재 서울이 처한 위기를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 위기에서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을 믿을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은 그동안 위기에 강한 지도자임을 충분히 증명했다. 서울은 앞서 지난 2018년 11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강등 위기에 몰렸다. 구단 역사에서 가장 최악의 순간으로 꼽을 정도로 팀이 흔들렸다. 그러나 최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극적 잔류를 이뤄냈다. 바닥을 치고 기사회생한 최 감독은 2019시즌 선수단의 결속력을 끌어올려 6월 중순 1위를 찍었다. 불과 6개월여 사이 팀 분위기를 확 바꿔놓은 것이다. 최 감독은 2019시즌 3위로 마감하며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끌어냈다.
서울의 이번 대패는 최 감독의 판단 실수로 평가할 수 있지만 꾸준히 팀 리빌딩 중인 서울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시행착오로 생긴 결과물인 것을 알 수 있다. 대패한 대구전에는 베스트11 중 5명(조영욱, 김진야, 김주성, 강상희, 양유민)이 22세 이하 자원이었다. 이 중 강상희는 대구전이 프로 데뷔 첫 경기였고 앞서 전북전에서 데뷔한 양유민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최 감독은 앞서 흔들리는 수비진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주전 수비수 황현수의 부상 변수로 젊은 후보 자원을 예상보다 일찍 투입해 좋지 못한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최근 경기 3연패와 구단 역대 최다 점수 차 대패로 바닥을 찍은 서울의 분위기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최 감독이 앞선 시즌에서 분위기를 반등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실수도 했지만 발전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조직력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큰 충격을 받은 서울이 최 감독의 경험을 배경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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