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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에 있는 브라몰 레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3 완패를 당한 뒤 손흥민(28·토트넘)은 터벅터벅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90분 풀타임을 뛴 그는 0-3으로 뒤진 후반 45분 해리 케인의 만회골을 도우며 리그 9호이자 시즌 11호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웨스트햄과 31라운드에 이어 2연속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올 시즌 현재까지 EPL 24경기를 뛰며 9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사상 첫 단일 시즌 ‘10골 10도움’까지 1골 1도움만 남겨뒀다. 또 올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서는 16골 11도움을 마크 중이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승점 45(12승9무11패)에 머무르면서 9위로 추락,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57)와 승점 격차가 12로 벌어졌다. 잔여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커녕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는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5)에도 승점 10이나 뒤져 있다.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지만 손흥민은 웃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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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차기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을 잃는 건 주력 선수 거취와 맞물려 있어 관심사다. 토트넘은 새 홈구장 건설로 막대한 빚을 진 가운데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에 실패하면 스폰서십, 배당금 수입 등이 공중분해 된다. 이는 곧 손흥민이나 해리 케인 등 꾸준히 타 리그를 통틀어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 팀을 떠날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특급 선수에게 챔피언스리그는 늘 꿈의 무대이고 자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장이다. 손흥민처럼 전성기 나이에 해당하는 선수에겐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가 거취에 중요한 기준이다.
지난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손흥민은 2013~2014시즌을 앞두고 바이엘 레버쿠젠 입성 이후 토트넘 시절까지 매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무대를 밟았다. 특히 지난 시즌엔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으면서 주가를 높였다. 그런 그가 잔여 경기에서 토트넘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해 20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혹은 유로파리그 출전 기회마저 잃는다면 미래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영국 현지 언론은 주력 공격수로 뛴 케인이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토트넘도 20만 파운드(약 3억원)로 팀 내 최고 주급을 받는 케인을 잡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14만 파운드(약 2억 1000만 원)를 받는 손흥민만큼은 일정 수준 인상을 하더라도 잡겠다는 의지다. 실제 현지에선 유럽 시장에서 오랜 기간 주목받은 케인과 비교해서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낮게 여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지난달 발표한 올여름 유럽 5대 리그 선수 예상 이적료 보고서에 따르면 손흥민은 7560만 유로(1018억원)로 평가받았다. 다만 아시아 선수를 향해 이 정도 수준의 베팅을 할 구단은 많지 않다. 꾸준히 이적설이 불거지는 레알 마드리드나 바이에른 뮌헨, EPL 내에서는 첼시, 리버풀 정도다. 다만 이 팀 모두 꼭 손흥민이 아니더라도 같은 금액대에서 영입할 인재풀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현재 기류는 달라졌다. 토트넘이 차기 시즌 유럽 무대 진출권을 놓치면 어쩔 수 없이 주력 선수를 내놔야 하는 처지에 몰린다. 앞서 책정한 이적료 기준도 내려갈 여지가 있다. 특히 손흥민 같은 경우엔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술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따르는 만큼 토트넘이 주력 선수를 지키려면 잔여 경기에서 반전해야 한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7일 오전 2시 홈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33라운드를 치른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