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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국내에서 가장 먼저 400㎞ 전기차 시대를 연 차량은 테슬라 차량과 더불어 쉐보레 볼트EV다. 특히 한국지엠이 처음 국내에 출시한 볼트EV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83㎞였으나 2020년형 모델은 414㎞로 주행거리가 늘어났다. 회생제동 등을 고려하면 최대 주행거리는 400㎞ 중후반대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가 상당히 오르지만 포르쉐 타이칸도 400㎞ 이상 주행하는 전기차량이다. 타이칸의 주행거리 450㎞는 ‘국제 표준 배출가스 측정방식’(WLTP) 기준이어서 국내 주행거리 기준으로는 그에 못 미칠 수 있지만 WLTP은 비교적 최신 측정방식이어서 실제 주행 시 400㎞ 가까이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차량은 BMW의 전기차 iX3다. 이 차량은 올해 말 중국에 출시될 전망이며 SUV 전기차로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 BMW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전기차 마니아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 iX3는 WLTP 기준으로 완충 시 465㎞ 주행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테슬라 차량을 제외한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갖춘 차량이 된다. 이 주행거리를 만들기 위해 BMW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전기차보다 20% 늘렸다.
아우디가 출시한 e-트론 콰트로 55도 WLTP 기준으로는 431㎞까지 주행 가능하다. 게다가 크기도 넉넉한 SUV여서 전기차 시장에서의 관심이 상당하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도입해 4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속속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그린뉴딜과 관련해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20분 이내에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고 한 번 충전하면 45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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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양산된다면 볼트EV와 함께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가성비’ 전기차 종류가 크게 늘며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전기차를 모는 오너들 중 상당수는 주행거리가 300㎞만 넘어도 큰 불편이 없다고 말한다. 월 1500㎞를 주행한다고 해도 한 달에 3~4차례만 충전하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아파트나 대형 주차장 등에 전기차 충전기가 대부분 보급돼 있어 주차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가격이 높아지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주행 패턴에 적합한 배터리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은 구동방식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까지 완전히 다르다. 너무 내연기관 차량의 잣대로 볼 필요는 없다.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충전시설이 더 많이 확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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