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2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층에서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의 추가분쟁 자율조정 문제를 다루기 위한 은행협의체가 출범 이후 배상 논의에 진전이 없자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측이 은행 및 정부 출연의 피해기업지원재단 설립을 새롭게 제안했다. 재단은 소송·비소송 기업 구분을 두지 않은 키코 피해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성격이어서 비소송 기업들에 대한 배상을 위해 모인 은행들이 과연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키코 공대위에 따르면 조붕구 공대위원장 등 키코 피해기업은 전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층에서 금감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들과 만나 △은행자율협의체를 통한 키코 사태의 일괄적이고 영구적인 타결 △은행들의 기금 출연 및 정부 지원을 통한 가칭 ‘키코피해기업지원재단’ 설립 등을 제안했다.

은행협의체는 140여 피해기업에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 중 산업은행을 제외한 우리, 신한, 하나, 국민, 기업, 한국씨티, SC제일, HSBC, 대구은행 등 9곳이 참여해 지난 6월 말 출범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대위는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씨티은행 및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은행자율협의체를 통한 협의에 임하고 있으나 일부는 검토 중이거나 부정적인 곳도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에 공대위 측에서 ‘재단 설립’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대위는 “소송·비소송 기업으로의 또 다른 편가르기를 하지 말고 상생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기업 정상화를 비롯 재도전 및 신사업 진출 등을 지원하길 기대한다”는 뜻을 금감원 측에 전했다. 이번 은행협의체는 키코 피해기업 중 관련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분쟁을 자율협의하는데 공대위에서는 소송 여부에 관계 없이 키코 피해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태 종결 및 상생재단 설립을 요구한 것이다.

공대위는 25일 오후 이 같은 사안을 담은 정식 공문을 금감원과 은행협의체에 속한 각 은행에 발송했다. 금감원 측은 “해당 사안을 공식적인 의제로 다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비소송 기업에 대한 배상 논의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은행들이 소송 기업까지 안고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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