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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수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리며 추모행진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난 ‘축구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전성기를 보낸 이탈리아 나폴리의 산 파올로 스타디움 명칭이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공식 변경됐다.

나폴리 시의회는 4일(현지시간)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시장이 제안한 스타디움 개명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소속 SSC나폴리 구단의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도 여기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7년간 스타디움 이름을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바꾸자고 얘기해왔다. 완전히 새로운 경기장을 새로 짓는다고 해도 그렇게 이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라도나가 여기서 뛴 시간은 나폴리 시민에게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구원과 부활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마라도나는 1984년부터 1991년까지 7년 동안 나폴리에서 뛰었다. 나폴리 구단은 물론 마라도나의 개인 축구 인생에서도 황금기였다. 마라도나는 1987년 나폴리에 창단 첫 리그 우승컵을 안긴 데 이어 1989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현재의 챔피언스리그)컵을 선사하며 나폴리를 세계적인 클럽의 반열에 올려놨다. 1990년에는 두 번째 리그 우승을 일궜다.

세리에A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통하던 당시 마라도나는 나폴리에서 총 115골을 기록했다. 100년 가까운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도 많은 나폴리 시민들은 마라도나를 축구의 신이자 영웅으로 추앙한다. 나폴리시는 2017년 마라도나에게 명예 시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1959년 완공된 산 파올로 스타디움은 5만5천석 규모로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경기장이다.

마라도나가 지난달 25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뒤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며 추모의 성지 역할도 했으며, 이때부터 경기장명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마라도나의 장남 마라도나 주니어는 부친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날 자신의 SNS에 캄캄한 어둠 속 환하게 불이 켜진 산 파올로 경기장 사진과 함께 “내 마음의 선장, 결코 죽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로 아버지를 추모한 바 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