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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파드레스 2루수 김하성은 훈련 둘째날 줌인터뷰로 이틀 동안의 새 분위기 적응에 대한 소감등을 밝혔다. 피오리아(애리조나주)|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귀에서 피가 나도록 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26)이 특급 도우미들의 등장으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2014년 넥센에 입단해 프로 데뷔 7년차 선수지만,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커리어가 리셋됐다. 낯선 환경, 새로운 문화, 제로 베이스에서부터 시작되는 주전 경쟁까지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신인선수일뿐이다. 특히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가 ‘적응’인데, 김하성을 돕겠다는 이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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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특별고문 박찬호. 스포츠서울DB

가장 눈에 띄는 조력자는 당연 박찬호다. 김하성은 24일(한국시간) 2일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에도 연락하고 통화도 자주하고 있다.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며 박찬호의 조언으로 미국 문화를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박찬호의 경험담은 김하성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는 메이저리에 입성한 첫 번째 한국 선수이며 현재 샌디에이고의 특별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 문화나 야구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박찬호
샌디에이고 특별고문 박찬호. 스포츠서울DB

박찬호는 이날 샌디에이고 지역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김하성과 대화를 일부 공개했다. 박찬호가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할 때만하더라도 인종차별은 물론, 야구 변방 출신 선수에 대한 무시도 빈번할 때였다. 주변의 도움은 고사하고 ‘마늘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박찬호의 경험담은 지금도 입에 오르내린다. 또 한국과 다른 샤워 문화 때문에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샤워실에서 동료 선수의 등을 밀어주는 호의(?)를 베풀었다가 되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찬호는 “김하성에게 절대로 샤워할 때 다른 선수의 등을 밀어주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귀에서 피가 날 때까지 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말하며 박장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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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한국 시간) 훈련 첫날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2루수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 오른쪽은 통역 배유현씨. 피오리아(애리조나주)|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여기에 샌디에이고 제이시 팅글러 감독도 김하성의 적응을 팀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김하성은 새로운 미국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훈련 시설, 코칭스태프, 팀 동료들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김하성이 편한 마음이 들 수 있게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김하성의 적응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감독까지 직접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문 케이스다. 김하성에 대한 기대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대선배 박찬호, 팅글러 감독까지 등에 업은 김하성이다. 성공적인 빅리그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까.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