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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이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작고 소식에 고개를 떨궜다.
박 감독은 8일 유 전 감독이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서글프다. 지난해 한국에 갔을 때에도 유상철 감독을 만났다. 그때만 해도 몸이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안심했는데 어제 갑작스럽게 비보를 들었다. 유 감독이 너무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그가 떠났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정말 어렵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과 유 전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한 주역이다. 유 전 감독은 선수로 활약했고 박 감독은 코치로 전설을 만든 숨은 영웅이었다. 당시 박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했다. 선수들의 ‘엄마’ 구실을 하며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팀이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박 감독의 노력 덕분에 고된 훈련에 지친 선수들이 월드컵을 향해 전진할 수 있었다. 유 전 감독도 박 감독에 의지했던 수많은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박 감독은 2002년 월드컵 후에도 멤버들과 꾸준히 교류했다. 사실상의 정신적 지주였던만큼 유 전 감독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코치와 선수의 관계로 시작했기 때문에 사제관계 느낌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박 감독은 ‘큰형님’으로 통했다. 유 전 감독도 14세 차이인 박 감독을 잘 따랐다. 박 감독은 유 전 감독의 투병 사실이 알려진 후에는 한국에 들어와 상태를 살피며 응원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유 전 감독을 챙기는 일은 빼먹지 않았다. 그만큼 애정했던 후배가 세상을 떠났으니 충격은 크다. 박 감독은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갔다”라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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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박 감독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3차예선 진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로 인해 유 전 감독 빈소 방문이 불가능하다. 대신 그는 화환을 보내 먼 땅에서 마음으로 조문했다. 박 감독은 “제가 지금 한국에 있다면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두바이에 있어 갈 수가 없어 마음이 무겁다. 부디 영면하시길 빈다”라며 유 전 감독의 명복을 빌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유 전 감독은 지난 7일 췌장암과 싸우다 50세의 짧은 나이로 영면했다. 박 감독을 비롯한 4강 멤버들, 축구인,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전 총리 등 정치인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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