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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앞 트럭에 담긴 쌍둥이 등록 반대 메시지.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흥국생명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은 28일 언론사에 전화를 돌려 오후 5시경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등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30일 등록 마감 기한을 앞두고 등록을 강행하는 동시에 물의를 일으켜 사과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런데 흥국생명은 약속한 시간에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았다. 이후 “보도자료 발송이 연기됐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29일 오후 현재까지도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29일 오후 “아직 보도자료를 발표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체육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후폭풍을 가져온 쌍둥이 자매의 등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선수 등록 마감일에 맞춰 두 선수를 등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학교 폭력 전적으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지 불과 4개월여 만의 일이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기 등록하는 것일뿐 출장정지 징계는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배구팬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한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었다. 게다가 이다영의 경우 해외 진출을 이미 추진한 상태라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사건 초기 반성문을 SNS에 올리는 등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후 일부 폭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소송전에 들어갔다. 반성문도 SNS에서 자취를 감춰 논란이 됐다. 반성의 진성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흥국생명이 무리하게 선수 등록을 강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는 더 거세졌다.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상에서도 두 선수의 등록을 비판하는 여론이 강했다. 28일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앞에는 ‘고객 미래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 학폭 가해자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 흥국!’이라는 문구를 담은 트럭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트럭은 29일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흥국생명이 돌연 입장 표명을 연기한 것도 반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배구연맹의 다음 시즌 선수 등록은 30일 오후 6시 마감된다. 흥국생명이 이 안으로 두 선수를 등록하면 연맹이 오후 7시 공개하는 등록 선수 명단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