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최민우 기자] 우려는 현실이 됐고 되돌릴 수 없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부상으로 김상수가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고 이학주는 여전히 1군 엔트리에서 보이지 않는다. 처음 구상한 키스톤 콤비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가동되지 못한 게 뼈아픈 실점을 낳았다. 삼성이 수비 실수 하나로 인해 6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직행에 실패했다.
삼성은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와 타이브레이커 1위 결정전에서 0-1로 석패했다. 경기 중반까지 삼성 원태인과 KT 윌리엄 쿠에바스의 팽팽한 투수전이 진행됐는데 KT가 6회초 선취점을 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면서 삼성은 내달 14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 아닌 9일부터 홈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판단 하나가 아쉬웠다. 6회초 유격수로 출장한 오선진은 심우준의 까다로운 타구를 잘 캐치했다. 외야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글러브에 넣었는데 이후 동작이 문제였다. 타구 속도가 느렸고 심우준의 주력을 고려하면 1루에서 포스아웃될 확률이 희박했는데 오선진은 무리하게 1루 송구를 강행했다. 송구 방향이 잘못됐고 심우준은 1루를 지나 2루에 안착했다. 심우준의 내야안타, 오선진의 송구 에러가 기록된 순간이었다.
처음으로 득점권 찬스를 만든 KT는 2사 1, 2루에서 강백호가 천금의 좌전 적시타를 날려 1-0으로 앞서 갔다. 반면 삼성은 끝내 쿠에바스를 넘어서지 못했고 KT 불펜진을 무너뜨리는 데에도 실패하며 고개 숙였다. 송구 에러 하나로 승부가 갈린, 플레이오프 최종전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이날 경기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다. 삼성은 이학주가 좀처럼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내야 센터라인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오선진 또한 내야 센터라인 보강 카드였다. 삼성은 지난 6월 26일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이성곤을 내주고 오선진을 받았다. 내야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오선진으로 내야 뎁스를 강화한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오선진은 결정적인 순간 실수를 범했다. KT도 7회말 외야수 제라드 호잉이 에러를 범해 실점 위기에 놓였으나 쿠에바스가 괴력투를 펼치며 실점을 막았다. 9회말 KT 2루수 박경수는 구자욱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저지했다. 수비와 마운드, 큰 경기에서는 이 두 가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