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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번 스토브리그 첫 번째 계약 주인공은 최재훈과 한화다. 시장 개장 이틀째 최재훈이 원소속팀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FA 계약 보류권 4년도 또다시 유명무실해졌다.
한화 구단은 27일 포수 최재훈과 계약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 첫 번째 과제를 달성했다. 이번 겨울 한화 소속 FA는 최재훈 한 명이다. 최재훈은 이번 시장에서 가성비가 좋은 FA로 꼽혔다. B 등급이라 타구단이 최재훈을 영입할 경우 보상규모도 작았다. 치열한 영입 경쟁이 전망됐는데 한화는 속전속결로 집토끼를 잔류시켰다.
흥미로운 부분은 계약기간이다. 2018년 겨울 SSG 최정, 2020년 겨울 두산 허경민, 정수빈처럼 최재훈도 FA 계약 기간이 5년 이상이다. 계약 기간에 대한 별도의 옵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최재훈이 앞으로 4년 동안 등록일수를 충족시켜도 최재훈은 두 번째 FA 계약을 맺을 수 없다. 2025년 겨울 FA 대상자 리스트로 공시될 수는 있으나 FA 계약은 불가능하다. 최재훈이 다시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는 2026년 겨울이다.
구단은 FA 계약을 맺은 선수에게 4년 보류권을 행사한다. 즉 3년 이하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다시 FA가 되기까지 4년이 필요하다. 4년 동안 등록일수를 채우면 다시 FA가 된다. FA 계약 기간 대다수가 4년이었던 이유다. 그런데 최근 많은 팀들이 집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5년 이상 계약 기간을 내세운다.
선수 입장에서 계약기간은 길수록 좋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다시 FA가 되면 일석이조다. 최재훈의 경우 2025년 FA 자격을 얻지는 못하지만 2026년 FA가 되고 다시 FA 계약을 체결하는 게 가능하다. 계약을 준수해 2025년 겨울 FA 신청을 일 년 미루고 2026년 겨울에 FA를 신청하면 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최재훈 외에도 나성범, 박건우, 김재환 등이 5년 이상 장기 계약을 맺을 후보로 꼽힌다. 김현수, 손아섭, 황재균 등도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 원소속팀에서 5년 이상 장기 계약 카드를 펼칠 수 있다.
5년 이상 장기 계약자가 늘어날수록 KBO의 FA 자격 공시는 알맹이 없는 종이 한 장에 그친다. 다음 겨울 최정이 FA 자격자로 공시되도 최정은 FA가 될 수 없다. 최정은 2018년 겨울 SSG와 6년 계약을 맺었다. 안전장치로 4년 보류권을 행사하는 구단이 스스로 이를 걷어차는 모습이다. 유명무실해진 보류권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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