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이천에서 스프링캠프 시작하는 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이 3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두산의 투수왕국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올해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로버트 스탁~최원준~이영하~곽빈으로 5선발을 구축했다. 파이어볼러 원투펀치에 이어 1차 지명 토종 선발진이 뒤를 받치는 구상이다. 물론 변수도 있다. 선발 투수로 돌아온 이영하와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 도전에 나서는 곽빈이 안정감을 갖춰야 하고, 스탁이 KBO리그에 연착륙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미란다와 최원준은 명실상부 최고의 선발 투수로 우뚝 섰다. ‘왼손 파이어볼러’ 미란다는 지난해 자신에게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케이스다. KBO 입성 첫해 28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고, 225삼진을 솎아내며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산 선발 마운드가 부상과 부진으로 사실상 붕괴된 가운데, 미란다는 최원준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잠수함’ 투수 최원준 역시 2연속시즌 두 자리 승수(2020년 10승 2패, 2021년 12승 4패)를 따내는 등 안정감을 과시했다.

[포토]스탁의 손 꼭 잡은 김태형 감독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왼쪽)이 3일 오후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이천 두산베어스파크로 입장하면서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미란다와 최원준이 상수라면 스탁과 이영하, 곽빈은 아직 변수다. 스탁의 과거 이력은 두산 팬들을 설레게 한다. 지난해 스탁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62.5㎞, 평균 구속이 155㎞에 달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펜 투수일 때 이야기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점도 스탁의 불안 요소다. 다만 팀 사정상 불펜으로 뛰었을 뿐, 스탁은 2019년부터 꾸준히 선발로 시즌을 준비해왔다. 앞서 다승왕을 차지한 세스 후랭코프 역시 불펜으로 뛰다 선발로 연착륙한 케이스다. 두산이 스탁에게 바라는 점도 다르지 않다.

[포토]두산 이영하, \'저 자신 있습니다!\'
두산 이영하가 3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배영수 코치의 질문에 손을 들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외인 원투펀치와 최원준의 뒤를 이을 이영하의 활약도 중요하다. 2019년 17승 4패를 기록했지만, 이영하는 이듬해부터 고꾸라졌다. 김태형 감독은 계속해서 선발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영하는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밸런스를 잃고 표류하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지난해 반전이 일어났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발진이 초토화된 가운데, 이영하는 전천후 스윙맨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호투를 펼쳐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앞장섰다. 이영하의 반등 가능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곽빈 역시 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 복귀했다. 21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마크했다. 오랜 시간 경기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점차 안정감을 갖춘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KT와 KS 1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5선발을 구축한 채 시즌을 시작하는 두산이다. 과거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에는 못 미치지만, 새로운 투수 왕국 청사진은 그린 상태다. 올해 이들의 활약 여부에 두산의 8년 연속 KS 진출 대업이 달렸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