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숨고르는 고다이라와 골리코바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 고다이라 나오와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안겔리나 골리코바가 레이스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고다이라 친구, 이상화는 중계석에서 울었다.’

14일 일본 스포츠 전문지 ‘산케이 스포츠’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다음 날 이렇게 코멘트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서 이 종목을 제패한 이상화(33)는 이번 대회 KBS해설위원으로 참가 중이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그는 3연패에 도전했다가 고다이라 나오(36·일본)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건 적이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함께 운동하고 이상화를 롤모델로 여긴 고다이라는 레이스 직후 그에게 다가가 뜨거운 우정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한·일 국기를 들고 빙판 위에서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평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올림픽] 고다이라 나오, 빙속 500미터 17위로 마무리
베이징 | 연합뉴스

이상화는 그런 그를 중계방송석에서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1986년생 고다이라는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3조에 편성돼 레이스를 펼쳤으나 중반부터 힘이 떨어지며 38초09로 전체 17위에 그쳤다.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기록에 이상화도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 압박이 컸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상화의 눈물은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매체는 ‘고다이라의 미끄러짐을 본 이상화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며 ‘4년 전 고국에서 이상화는 울었다. 고다이라가 부드럽게 안아주며 서로 국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장면은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며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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