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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투수 김시훈이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투수로 승리를 올리며 첫 승 기념구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잠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짧지 않은 기다림 끝에 1군에 올라와 강렬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필승조에서 보였던 파워피칭을 선발로도 선보이며 승리투수까지 됐다. NC 우투수 김시훈(23)이 첫 선발 등판에서 활약하며 팀의 반등을 다짐했다.

김시훈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4사구 4개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당초 80개 내외로 투구수를 가져갈 계획이었는데 5회 제구난조로 인해 투구수가 늘었다. 만만치 않은 첫 등판이었으나 5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유도하며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올렸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를 기록했고 속구 외에 커브와 스플리터도 구사하며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모든 게 새롭다. 2018년 NC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으나 지난해까지는 1군 기록이 전무했다. 그사이 군복무에 임하기도 했으나 보통의 1차 지명 유망주와 달리 1군 무대를 밟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날 경기 후 김시훈은 “일단 올해 목표는 어느 보직이든 1군에서 많이 던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데뷔 첫 승까지 하게 됐다”고 웃으며 “승리하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프로 5년차인데 4년차까지 1군 기록이 없다. 부모님도 아들이 언제 올라오나 기다리셨을텐데 이렇게 보여드려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중간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전환 통보를 받은 순간에 대해서는 “KT전 도중에 코치님께 들었다. 3이닝을 던진 경기였는데 1이닝 후 코치님이 ‘어느 상황인지 알 것 같지?’라며 다음에는 내가 선발투수로 나갈 것을 예고하셨다”고 생생히 돌아봤다. 이어 그는 “어제 TV나 포털 사이트에 내일 선발투수로 내 이름이 올라왔더라. 그걸보고 굉장히 신기했다. 계속 보면서 오늘 선발 등판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오늘 어떻게 던질지, 어떻게 해야 잘 할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등판과 관련해서는 “중간 등판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1회부터 내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을 빠르게 잡는 데에 집중했다”며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지난 2일 동안 두산 타자들이 빠른 공에 배트가 잘 나왔다. 이를 의식해 커브를 꾸준히 던졌다. 양의지 선배님이 ‘너 공 좋으니까 편하게 던져’라고 격려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 루친스키와 파슨스도 내게 ‘너 무조건 5이닝 던질 수 있다’고 용기를 줬다”고 했다.

[포토] 데뷔 첫 승 거둔 김시훈 \'승리 기념구 들고 엄지척\'
NC 선발투수 김시훈이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승리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 4. 28.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5회말 오영수의 호수비로 김재환을 1루 땅볼 처리한 것을 두고는 “5회 80구가 넘어가면서 힘이 좀 빠졌다. 그래서 제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영수가 좋은 수비로 나를 살려줬다. 맞았을 때는 ‘큰 일 났다’ 싶었는데 영수가 잘 잡아줬다. 영수에게 보답하겠다”고 웃었다.

NC는 첫 선발승을 올린 투수가 동료들에게 선물로 고마움을 전하곤 한다. 김시훈은 “보통 피자를 산다. 내일 홈경기에 앞서 무엇을 사는 게 좋을지 매니저님과 논의해야 겠다”며 “첫 승을 올렸으니까 이제 내 목표는 퀄리티스타트다. 선발로 오면서 평균자책점 0에 대한 미련은 완전히 버렸다. 이제는 꾸준히 퀄리티스타트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인왕에 대한 질문에 “생각하지 않거나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신인왕 주인공은 시즌이 끝나고 결정되는 것 아닌가.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신중하게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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