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양현준의 슛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경기에서 양현준이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토트넘을 상대한 팀 K리그 최고의 스타는 ‘2002년생 신예’ 양현준(20.강원FC)이었다. 그의 화려한 드리블에 빅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는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양현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친선전에 팀 K리그 일원으로 전반 30분 교체로 들어가 매혹적인 활약을 펼쳤다.

만 20세인 양현준은 올 시즌 강원 ‘최용수호’의 비밀병기에서 주력 요원으로 떠올랐다. 누구와 상대해도 주눅 들지 않고 도전적인 드리블과 상대 허를 찌르는 돌파로 코치진은 물론, 팬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올 시즌 19경기를 뛰면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양현준은 제 색깔을 토트넘전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벤트성 경기이긴 했으나 토트넘도 프리시즌 첫 실전 경기였다. 초반부터 진중하게 경기에 임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양현준은 토트넘 수비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팀이 0-1로 뒤진 전반 45분이 압권이었다. 라스의 힐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상대 윙백 라이언 세세뇽을 벗겨낸 그는 토트넘의 간판 센터백인 에릭 다이어와 맞섰다. 이때 화려한 헛다리 드리블을 펼쳤고 다이어의 중심 축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든 양현준은 회심의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이 살짝 빗맞으면서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마무리는 아쉬웠으나 토트넘은 물론, 팀 K리그 일원과 팬 모두 깜짝 놀랄만한 드리블이었다.

자신감을 품은 양현준은 후반에도 활약을 지속했다. 팀이 1-2로 뒤진 후반 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압박에도 이명주와 번뜩이는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돌파에 성공했다. 그리고 완벽한 컷백으로 라스의 추가골을 도왔다.

후반 13분에도 양현준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화려한 턴으로 산체스의 압박을 벗겨내는 등 마치 빅리그를 누비는 신예처럼 당차게 뛰었다. 경기 내내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에게 무언가 어필하는 재능처럼 느껴졌다.

비록 팀 K리그는 이날 3-6으로 졌지만, 양현준은 강렬한 인상을 심으면서 축구 인생의 잊지 못할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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