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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일 저녁(현지 시간) 향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의 추모가 끊이지 않고 있다. ESPN과 MLB 네트워크는 특집으로 마련해 시적이며 선율을 타는 그의 방송진행을 되살렸다.
다저스타디움 입구에는 밤부터 스컬리를 추모하는 꽃과 촛불로 가득하다. 메이저리그 각팀들은 경기 전 빈 스컬리 캐스터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스컬리의 추모는 스포츠 슈퍼스타를 방불케할 정도로 그가 남긴 발자취가 남달랐음을 엿보게 된다.
뉴욕 양키스 전담방송 YES의 마이클 케이 캐스터는 스컬리의 “It‘s time for dodger baseball!”을 흉내낸 “It’s time for yankee baseball!”로 추모와 함께 시애틀 매리너스전 방송진행을 시작했다. 1회 초 시애틀 유헤니오 수아레스의 3점 홈런이 터지자 “She is gone”이라는 멘트도 사용했다.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 때 다리를 절룩거린 대타 터크 깁슨의 끝내기 홈런 때 스컬리는 “높게 플라이가 떴습니다.”며 “she i~s gone”이라고 역사적인 중계를 했다.
스컬리는 1950년부터 2016년까지 67년을 다저스 외길중계만 했다. 야구는 162경기 일정의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소화해아 하는 터라 가장 힘든 종목이다. 20년 정도는 해설자없이 혼자 중계했다. 팬들의 요구로 나중에는 라디오와 TV가 동시에 스컬리 캐스터의 목소리로 전파를 탔다.
스포츠가 발전된 나라는 스포츠 방송도 비례한다. 스포츠 천국 미국에는 연예계 스타를 능가하는 캐스터, 해설자들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스컬리는 우뚝 서있다. SF 자이언츠의 전담캐스터로 49년 동안 마이크를 잡으며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존 밀러는 “스컬리는 야구뿐 아니라 미국 스포츠 방송 진행에서 최고였다”고 회고했다. 현재 미 전역의 스포츠 진행자들은 스컬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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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우수한 스포츠 캐스터들이 많은 이유는 다양한 종목도 그렇지만 라디오가 출발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방송의 기본은 라디오다. 그곳에서 내공을 쌓고 TV로 자리를 옮긴다. 예전 다저스팬들은 다저스타디움에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켜고 관전했다. 스컬리의 방송을 듣기 위해서였다. 맹인으로 소울가수로 유명했던 레이 찰스도 스컬리의 야구중계를 들은 일화는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라디오 스포츠중계는 거의 사라졌다. 땅덩어리가 큰 미국은 여전히 라디오중계를 듣는다. 자동차 이동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메이저 종목에는 기본적으로 라디오 ‘플랙십 네트워크’이 있다. 162경기 장기레이스를 하는 야구가 정점을 이룬다.
스컬리는 67년 다저스 중계로 이 부문 최고다. 50년 이상 중계한 캐스터도 꽤 있다. 다저스 스패니시 중계를 하는 하이미 하린은 올해로 은퇴하는데 1959년부터 마이크를 잡았다. 2010년 사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어니 하웰은 55년을 중계했다. 하웰은 ‘타이거스의 목소리’로 통했다.
현 캔자스시티 로열스 대니 매튜스는 196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4년째다. ‘미스터 베이스볼’로 통하는 밀워키 브루어스 봅 유커는 51년째.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크 새넌은 지난해 50년을 채우고 마이크를 놓았다.
국내는 방송국에서 캐스터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경력이 쌓이면 관리직으로 돌려 20, 30년 중계는 애초부터 힘들다. 게다가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라디오 중계의 실종으로 새로운 캐스터들의 내공도 허약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