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3회 강판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지난 14일 창원 NC전 3회말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창원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사실상 선발 지원군이 없다. 지난 14일 창원 경기처럼 언제든 경기 초반 중간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두 번째 투수가 호투하면 승리를 바라볼 수 있지만, 무너지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페넌트레이스 결승점까지 지금과 동일한 마운드 운영을 이어가야 하는 LG다.

약 20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전략을 펼쳤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지난 14일 선발투수 임찬규가 3회 만루에서 양의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자 바로 불펜진을 가동했다. 이우찬이 등판했는데 이우찬은 닉 마티니에게 적시타, 노진혁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경기 초반부터 6점을 뽑아 승기를 잡은 NC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지난달 23일 창원 경기는 달랐다. 당시에는 변칙이 통했다. 2회말 선발투수 김윤식이 흔들리자 이우찬이 구세주가 됐다. 이우찬은 무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1점만 허용했다. 그리고 4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토종 선발 약점을 두 번째 투수로 극복한 경기였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도 비슷했다. 이 경기에서도 선발투수 이민호가 연속 안타를 맞고 고전하자 4회 불펜진이 가동됐다. 진해수가 실점하지 않았고 중간투수 7명이 투입돼 한화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신승을 거뒀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 약점은 토종 선발진이며 그래서 언제든 중간투수가 등장한다. 기록만 봐도 그렇다.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가 242.1이닝을 소화하며 23승 평균자책점 2.71을 합작하고 있으나 나머지 토종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23에 달한다. 김윤식이 평균자책점 4.22, 임찬규와 이민호는 각각 평균자책점 5.29, 5.85로 5점대다. 지난 몇 년도 그랬지만 올해 유난히 외국인 선발과 토종 선발의 기량 차이가 크다.

[포토] 안타 허용한 이민호 \'실투였어\'
LG 선발투수 이민호가 지난 7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 경기 4회초 김호령에 안타를 허용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렇다할 반전 카드는 없다. 2군에서 김영준, 이지강, 조원태 등이 로테이션을 돌지만 확실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셋 다 지난달 30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한 이민호 만큼의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김영준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구위에서 기복을 보인다. 이대로라면 확장 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 추격조로서 1군 마운드를 밟을 확률이 높다.

내심 이른 복귀를 기대했던 차우찬은 이듬해로 복귀 시점을 연기했다. 선발투수 전환을 시도한다며 2군으로 내려간 함덕주는 이제야 다시 공을 잡았다. 두 왼손투수 모두 올시즌 전력으로 보기 어렵다. 즉 앞으로 44경기 동안 선발진 변화 폭도 좁을 수밖에 없다. 올시즌 4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한 배재준이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정도의 변화만 예상된다.

목표점을 뚜렷하다. 2위 사수다. 멀리 달아난 SSG를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다면, 성공한 시즌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른 중간투수 투입이 꾸준히 성공해야 한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한 김대유와 백승현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면 불펜진은 더 강해진다. 타격 지표 상위권에 자리한 타자들의 방망이도 끝까지 뜨거울 필요가 있다.

LG 류지현 감독은 “아마 일년 내내 선발진에 대한 얘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스프링캠프부터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같은 고민을 떨쳐내지 못한다. 올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최고 구속 149㎞를 찍으며 활약했던 손주영이 수술대에 오른 순간 토종 선발진 운명도 어느정도 결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토종 선발진 변화 시점도 요원하다. 2022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좌투수 김주완은 시즌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현재 상무에서 활약하는 이상영은 이듬해 후반기 전역한다. 언젠가는 손주영, 이상영, 조원태, 차우찬, 함덕주, 김주완 등 좌투수들이 나란히 선발 등판을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누구도 그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주 간단 리뷰

팀 성적: 1승 1패(대전 한화전:우취우취승·창원 NC전:우취패)

팀 평균자책점 5.82(9위), 선발 평균자책점 11.81(9위), 불펜 평균자책점 3.09(3위)

팀 타율 0.224(9위), 팀 홈런 3개(공동 5위), 팀 OPS 0.730(5위)

MVP: 고우석 1경기 1.1이닝 0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1세이브

고우석
LG 마무리투수 고우석,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번주 일정과 지난 맞대결

8월 16일~17일 잠실 삼성전, 18~19일 문학 SSG전, 20~21일 잠실 두산전

삼성에 시즌 전적 9승 3패 우세. 7월 5일부터 7일까지 대구 3연전 3승 위닝

SSG에 시즌 전적 5승 7패 열세.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문학 3연전 1승 2패 루징

두산에 시즌 전적 8승 4패 우세.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잠실 3연전 3승 위닝

◆예상 선발 로테이션

16일 잠실 삼성전(플럿코)~17일 잠실 삼성전(김윤식)~18일 문학 SSG전(켈리)~19일 문학 SSG전(이민호)~20일 잠실 두산전(임찬규)~21일 잠실 두산전(플럿코)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