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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KT ‘천재타자’ 강백호(23)가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일단 복귀전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안타에 병살타까지 치고 말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강철(56) 감독의 구상대로 된 경기가 됐다. 천금 같은 ‘1출루’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무안타이기는 했는데 이 1볼넷이 천금이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와 8구 승부를 벌였으나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말에는 배정대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치렀다. 그러나 2루 땅볼에 그쳤고,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6회말에는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마지막이 된 8회말에는 키움 두 번째 투수 김선기를 상대했고, 또 한 번 3루 땅볼을 치고 말았다. 4타수 무안타다.
8회말 0-2에서 2-2가 되면서 9회말 다시 타석이 돌아왔다. 하영민을 맞아 볼넷을 골랐다. 대주자 송민섭과 교체되면서 빠졌다. 그리고 앤서니 알포드가 좌측 적시 2루타를 폭발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강백호의 대주자 송민섭이 결승 득점을 만든 주자가 됐다.
47일 만에 치른 1군 복귀전이다. 지난 7월1일 홈 두산전이 마지막 경기다. 부상 때문이다.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근육 파열. 하루 뒤인 7월2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치료와 재활을 거쳐 라이브 배팅-퓨처스 실전의 과정을 소화했고, 17일 1군에 올라왔다.
사실 18일 등록할 예정이었다. 16일 퓨처스리그 첫 경기를 치렀고, 17일까지 퓨처스 경기를 뛰고 올릴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김민혁과 장성우가 각각 무릎과 어깨 통증으로 17일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 이에 이 감독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강백호를 불렀다.
퓨처스 첫 경기에서 2루타와 안타를 때리며 ‘천재’의 모습을 보였다. 몸에 이상이 없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라 했다. 예상보다 일찍 불렀지만, 이 감독은 “어차피 적응에 시간은 걸린다. 여기서 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아픈 선수가 나오면서 선수가 필요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바라는 것도 밝혔다. 출루다. “(강)백호를 2번으로 생각했다. 1번이 나갔을 때 백호가 땅볼을 쳐도 당겨치면 1-2루간이다. 병살 확률이 낮다. 또한 우리 3~5번이 괜찮다. 앞에서 출루를 해주면 좋다. 특히 (박)병호 앞에 주자가 있어야 한다. 백호가 볼넷을 고를 수 있는 선수니까 출루를 해줬으면 한다”고 짚었다.
8회까지는 사령탑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강백호의 출루가 없었다. 박병호 앞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 나오기는 했다. 1회말 2사 1루, 8회말 1사 2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섰다. 그러나 한 번은 범타였고, 한 번은 자동 고의4구였다.
9회말 마침내 됐다. 강백호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 나갔고, 알포드가 끝냈다. 강백호가 홈을 밟은 것은 아니지만, 강백호의 볼넷이 없었으면 승리도 없다.
안타 유무만 놓고 보면 아쉬운 경기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퓨처스에서 멀티히트를 쳤다고는 하나 1군은 또 다른 무대다. 그렇기에 이 감독도 ‘적응’을 말했다. 강백호의 시즌은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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