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전 SK 감독(오른쪽)과 친구 서영완 씨. 사진제공 | 헐크 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26일 새벽 6시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내 친구 서영완…

서영완 친구는 한양대학교 78학번 체육과 친구다. 대학 1학년부터 늘 함께 지내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정말 멋진 친구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업도 빠지면서 동대문야구장에 찾아와 열심히 응원해 주었던 깐부…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갔다와 홀연히 미국으로 들어갔다. 한국에 있는 세월보다 미국에서 생활했던 시간들이 더 길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국이 그리워 한국을 잊지 못하는 친구다.

친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삼성에서 방출된 후 미국으로 지도자 연수 떠났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온 친구가 그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암담하고 막막했던 시간들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때는 모든 것들이 다 두려웠다. 외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날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을 때 천사같은 친구가 혼자서 자동차를 타고 숙소까지 찾아왔다. 필라델피아에서 혼자 10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운전하며 나를 만나기 위해 온 것이다.

한양대학교 시절 이만수 전 SK 감독(왼쪽)과 서영완 씨. 사진제공 | 헐크 파운데이션

그는 그런 친구였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우리들의 우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렇게 외롭고 힘든 외국생활을 서로 의지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내가 먼저 2006년 10월말에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미국에 있을 때만 해도 친구가 있다는 것만 해도 안심이 되고 행복했는데 한국에 들어오고부터 친구를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친구를 다시 미국에서 만나게 된 것은 2012년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다.

SK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스프링캠프 왔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는 잭슨빌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것도 어머님의 건강 때문에 잠시 짬을 내 방문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미국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나올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서로 안부만 주고받았다.

이번에 친구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해서라도 친구와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친구도 3년 만에 한국에 들어와서 그런지 지인들이나 친구 그리고 비즈니스 문제로 제주도부터 시작해 전국을 다 다니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구와 서로 시간을 맞춰 26일 이른 아침에 만나 식사도 같이 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제는 서로 흰머리가 희끗희끗 많이 났지만, 친구를 만나면 여전히 어른이 아닌 대학시절로 타임머신 타고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우리는 깐부가 아니가…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