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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는 방탄소년단(BTS)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2015년 ‘청춘’과 ‘성장’이란 키워드로 풀어낸 ‘화양연화’ 시리즈는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글로벌 그룹으로 발돋움하는 씨앗이 됐다. 그리고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린 이들은 이제 ‘두 번째 화양연화’를 기다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입대 릴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맏형 진이 13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입소하면서, 이를 시작으로 나머지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K팝 대표 그룹답게 이들의 입대 결정부터 입대 날짜까지 전세계 주요 매체들이 속보로 전할 정도로 팀의 행보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상당하다. 단체 활동이 멈추고, 순차적인 입대로 인한 공백기가 생겼지만 되레 멤버들의 개인 활동은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음악부터 예능까지, 더욱 다채로워진 볼거리와 들을거리로 전세계 아미(공식 팬덤명)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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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솔로’ 봉인해제
자그마치 10년, 고이 쌓아두었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저력이 그야말로 ‘봉인해제’됐다. 같은 팀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멤버별 음악색을 듣고 있자면 참 흥미롭다. 그간 음원 공유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나 자작곡 등을 공개한 게 개인 음악 활동의 전부였던 방탄소년단이 9년간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각자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7월 제이홉의 첫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를 시작으로 9월 진의 솔로 싱글 ‘디 애스트로넛’, 그리고 지난 2일 RM의 ‘인디고’까지. 멤버들이 직접 앨범 콘셉트부터 작사, 작곡까지 참여하고 콜드플레이부터 조유진 등 화려한 피처링으로 각자의 솔로 앨범을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가득 채웠다. 국내외 음원·음반차트 속 수치적인 성과도 빛났지만,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멤버 고유의 취향과 역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단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공식 솔로 앨범은 아니지만 정국도 2022 피파 카타르 월드컵 공식 주제가 ‘드리머스’를 발표하면서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남은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빅뱅의 태양이 내년 초 발매 예정인 솔로 앨범에 지민이 피처링한 곡이 실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예능도 각개전투, 아미는 즐겁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며 대중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진은 입대 전 SBS ‘런닝맨’, 웹예능 ‘할명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등 여러 예능에 출연하며 입대로 인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RM은 지난 2일 처음 방송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인잡’에 고정 MC로 합류하며 7년 만에 단독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슈가는 자체 토크 콘텐츠 ‘슈취타’를 선보이고 있다. ‘슈가와 취하는 타임’의 줄임말로 슈가가 게스트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다. 첫 회에는 RM이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뷔는 tvN ‘윤식당’ 시리즈 스핀오프 ‘서진이네’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진이네’ 출연진 박서준, 최우식과 절친한 사이로 익히 알려져 있으며 이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촬영지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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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다시 찾아올 ‘화양연화’
방탄소년단은 진을 시작으로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 병역 의무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슈가(1993년생), RM과 제이홉(1994년생), 지민과 뷔(1995년생), 정국(1997년생) 순이다. 업계에선 완전체 활동 재개는 2025년으로 바라보고 있다. 개별활동과 각자의 군복무 이후 더 단단한 하나가 되어 돌아올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크다. 최근 RM은 ‘슈취타’를 통해 “2025년은 멤버 대부분이 복귀하는 해일 거고, ‘화양연화’라는 기념비적인 서사가 1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그때는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pt.2’로 미국 ‘빌보드 200’ 차트에서 171위를 기록,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 K팝 새 역사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뒤로 ‘러브 유어 셀프’ 시리즈에 이어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이 공전의 히트를 치며 K팝 정상에 올라 세계를 사로잡았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은 올해 9년의 궤적을 담은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의 타이틀곡 ‘옛 투 컴’을 통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잠시 각자의 불꽃을 피우고, 2025년 더 화려하게 만개할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에 대한 기대는 절대 헛되지 않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DB, 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