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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은퇴 고민을 직접 밝혔다. 그는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19득점에 공격 성공률 63.33%를 기록해, 팀의 셧아웃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모습을 나타낸 김연경은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 살”이라고 말문을 연 뒤 “오랫동안 배구 선수로 뛰었다. 선수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은퇴 여부는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과 조율 중이다. 올시즌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연경은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을 선두 경쟁을 하는 팀으로 바꿔놨다. 김연경의 공이 크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106일 만에 1위 자리를 꿰찼다. 김연경은 올시즌 공격 종합 전체 1위, 득점 5위, 오픈 공격 3위, 퀵오픈 4위, 시간차 1위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주장은 아니지만 ‘정신적 지주’ 구실도 해내고 있다.
올시즌에는 강력한 ‘티켓 파워’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물론 원정 경기에서도 그를 보기 위해 ‘만원사례’를 이뤘다. 다만 최근엔 권순찬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되고 김기중 감독이 선임됐다가 고사하는 등 내홍도 겪었다. 김연경은 “최근 일로 (은퇴를)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연경은 올시즌이 끝나면 V리그에서는 처음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다. 그의 향후 거취에도 많은 쏟아진 이유다. 김연경은 지난 2005~200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 우승은 2008~2009시즌이다. 올시즌 흥국생명에서 우승하게 되면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그간 해외에서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음에도 김연경이 우승을 간절하게 바라는 이유다. 김연경의 말대로 그가 우승한 뒤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박수받으면서 은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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