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Baseball Puerto Rico Dominican Republic Baseball
WBC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가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5-2로 꺾은 뒤 동료들과의 세리머니 때 부상을 입어 코치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비상이 걸렸다.

팀의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28)가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현재 자세한 부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디아즈는 WBC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출전중이었다. 16일(한국 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벌어진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D조 예선 최종전에서 마지막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를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돌려 세웠다.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을 5-2로 제치고 8강행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덕아웃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환희의 세리머니를 했다. 많은 선수들이 클로저 디아즈를 둘러싸 껑충껑충뛰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돌연 디아즈가 쓰러졌고 선수들은 덕아웃을 향해 다급한 제스처를 취했다. 선수들도 세리머니를 멈췄다.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했다. 8강행이 좌절된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들도 덕아웃을 떠나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디아즈 동생 알렉시스(신시내티 레즈)는 눈물을 글썽였다. 푸에르토리코 리키 본스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디아즈를 부축하고 덕아웃쪽으로 향했다. 덕아웃 옆 휠체어에 의지한 디아즈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라이벌 도미니카 공화국을 꺾은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8강행의 기쁨도 만끽하지 못했다. 8강에서는 디아즈없는 불펜야구다.

사실 푸에르토리코보다 더 심각한 것은 뉴욕 메츠다. 디아즈는 지난 시즌 32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하며 메츠의 뒷문을 철통처럼 지켰다. 62이닝에 삼진 118개로 거의 언히터블에 가까운 위력적인 피칭을 과시했다.

거부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2022시즌 후 11월9일 디아즈와 5년 1억200만 달러(1418억 원)에 연장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사상 마무리 투수로는 최고액 계약이다. 2023년 연봉만 2125만 달러(279억 원)다. 현재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축을 받을 정도면 개막전 엔트리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적다.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을 경우 시즌을 통째로 결장할 수도 있다. 메츠로서는 WBC 대표로 출전해 부상 결장과 연봉마저 부담해야 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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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가 도미니카 공화국 마지막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루킹 스트라이크아웃으로 돌여 세운 뒤 두 팔을 들며 기뻐하고 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AFP연합뉴스

2010년 5월29일 LA 에인절스 쿠바 망명객 켄드리스 모랄레스는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홈에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다가 발목을 다쳐 2011시즌까지 결장한 적이 있다. 이후 에인절스는 세리머니 때 점프도 하지않고 베이스를 밟는 선수에게 물 뿌리는 행위를 자제하기도 했다.

디아즈의 부상은 WBC 대회의 ‘기이한(bizarre) 장면’으로 남을 게 뻔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