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알고 보니 ‘소통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은 지난 8일 입국한 뒤 숨 가쁜 일정을 보냈다. 입국 하루 뒤인 9일 국내 취재진과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와 소통하며 코치진 인선을 확정했다. 그리고 12일과 19일 각각 K리그1을 현장에 관전했고, 20일부터 ‘클린스만호 1기’ 태극전사를 소집해 콜롬비아(24일), 우루과이(28일)와 A매치 평가전 2연전을 치렀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 위주로 1기 명단을 꾸린 클린스만 감독은 짧은 시간에도 자신이 지향하는 색깔을 발휘했다. 특히 손흥민을 ‘프리롤’로 두는 공격 전술로 파괴력을 지닌 공격수의 재능을 극대화했다. 내년 1월 예정된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1차 목표로 정한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6월 A매치 기간 두 번째 소집 땐 지향하는 공격 축구에 걸맞은 새 얼굴을 수혈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축구협회(KFA) 고위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한국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성격이 워낙 좋고 적극적이다. 그래서 자기 축구를 더 빠르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는 과정에서 ‘국내 상주’가 최대 관건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생활에 무난히 녹아들고 있다.

KFA 관계자 말처럼 클린스만 감독의 시원시원한 성향이 반영되고 있다. 뛰어난 ‘소통 능력’이 조기 연착륙의 비결로 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일 기자회견 당시 “1-0보다 4-3을 선호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말 그대로 그는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 데뷔전부터 공격 지향적 전술을 유감 없이 뽐냈다.

또 과거 헤르타 베를린 사령탑 시절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등 부정적 이슈를 일으킨 것에 대한 질문에도 “내 실수였다. 살면서 열 번 다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죄까지 했다. 이밖에 KFA가 두루뭉술하게 넘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기간부터 정몽규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고 솔직하게 답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년간 ‘벤투호’에 탑승했던 태극전사에게도 긍정적인 평을 듣고 있다. 그는 파주NFC에서 훈련하는 동안 독일어에 능통한 주장 손흥민 뿐 아니라 여러 선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애썼다.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합류한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K리그를 관전하고,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며 국내 선수에 대해 쉴 새 없이 묻고 있다.

또 이번 소집 기간 왼쪽 풀백 김진수가 다쳐 설영우(울산)를 대체 발탁하는 과정에서도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만나 장,단점을 확인한 것도 두드러졌다. 그는 홍 감독과 1994 미국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상대한 적이 있다. 이후 홍 감독이 미국 생활할 때 교류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아주 젠틀한 ‘독일 신사’같은 사람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건 국내 지도자와 시너지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미디어와 유연한 소통에도 관심이 많다. KFA 관계자는 “A매치 2연전 이후 출입기자단과 티 타임도 생각하더라. 시간이 아깝다고 별도로 통역 담당을 두지 않고 만나는 자리도 바라고 있다. 자기 생각을 전하면서 취재진에도 조언을 구하면서 한국 축구를 더 알고 싶어 한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적극적인 소통 자세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면 외인 사령탑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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