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프로포폴과 코카인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엄홍식·37)이 사건 50일만에 사과문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소재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약 12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마쳤다. 다음날인 28일 유아인은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제가 해왔던 자기합리화는 결코 저의 어리석은 선택을 가릴 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앞으로 있을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여러분의 모든 질타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그의 사과를 두고 현재까지 유아인의 채널 댓글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질타와 지지의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이 “그래봤자 마약 한 범죄자일 뿐”, “사과문 역시 자기 합리화에 빠져있다”며 냉정한 시각을 보였지만, 일부 팬들은 유아인을 옹호하며 복귀를 응원하기도 했다.
특히 클론 강원래의 아내이자 전 가수 김송이 공개적으로 유아인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겨 설왕설래의 중심에 섰다. 김송은 유아인의 사과글에 “기다리고 있어. 처음부터 유아인의 ‘일빠’(일등) 팬인 것 알죠? 의리남!”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공개 지지했다.
유아인의 마약 논란으로 공개 혹은 개봉 직전에 있던 그의 차기작들은 모든게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송의 ‘의리남’이란 발언은 많은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이러한 질타에도 김송은 “제정신 잘 박혀있다”며 누리꾼들과 설전을 이어갔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동료로서 응원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도 보였다.
김송의 댓글뿐만 아니라 유아인의 사과문에 마약 투약을 ‘카페인 중독과 비슷하다’는 등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그를 옹호하기도 해 논란이 됐다. 마약 혐의로 귀국 직후 경찰에 체포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과 유아인의 외모를 비교하는 댓글들도 화제를 모으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톱스타의 사건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논점을 흐리는 소모적인 논쟁들로 범죄의 무게가 가볍게 비춰질까 우려된다”고 바라봤다.
한편 현재 경찰은 유아인이 투약한 약의 종류와 투약 횟수가 많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유아인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두 번째 조사는 이르면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아인은 현재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과 더불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검사 결과 검출된 대마류, 케타민, 코카인 투약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상습 투약 의혹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1년부터 한 해 동안 73회에 걸쳐 모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투약 자체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상습 투약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케타민에 대해서도 진료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불법 처방이 아닌 정당한 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선 소환조사에서 유아인의 투약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이에 유아인은 마약 전문수사 검찰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수사에 대비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코카인을 언제 투약했는지 등 상습 투약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입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료 분석 결과와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법조계는 경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않는 한 실형이 선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배한진 변호사(법률사무소 온강)는 한 방송에 출연해 “경찰이 유아인의 투약 시기나 횟수 등을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하면, 결국 유아인이 인정하는 범죄 사실만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마약 초범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유아인은 고액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게 될 것”이라고 봤다.
유아인의 법적인 처벌 외에 금전적인 손해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유아인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각종 광고 위약금을 낼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보통 계약 체결 당시 광고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면, 광고비에 상당하거나 그 의상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유아인은 현재 국내를 비롯해 중국 등지에서 10여개의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유아인의 광고 모델료는 연간 8억~9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가 지불해야 할 위약금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광고주와 손해배상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지만 불일치한다면 소송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한편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인해 넷플릭스 측에서는 올해 공개 예정이었던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영화 ‘승부’ 공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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