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입에서 나온 이름은 브리트니 아베크롬비(28·미국/푸에르토리코)였다.
김 감독은 13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23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의외의’ 선택으로 현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드래프트 순서는 지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구슬을 추첨했는데, IBK기업은행의 구슬(30개)이 지난시즌 최하위 페퍼저축은행(35개)보다 먼저 나왔다.
김 감독은 주저 없이 아베크롬비를 호명했다. ‘파격’ 선택이었다. 그는 “트라이아웃에 오기 전부터 뽑을 생각을 했다”며 “화려하고 파워가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저희 팀에 맞춰서 뽑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격 폭이 넓고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해야 하는 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수다. 키 큰 선수를 뽑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 세터와 잘 맞출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아베크롬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선택받게 돼 기분이 너무 좋고, 한국에서 뛸 것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V리그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아서 부담도 있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지명권은 페퍼저축은행이었다.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유경험자’ 야스민 베다르트를 뽑았다. 야스민은 지난시즌 도중 현대건설에서 뛰다가 허리 부상으로 계약을 해지했는데, 다시금 V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킴 감독은 ‘경험’을 높게 샀다. 그는 “3년 차로 들어가는 어린 구단에 V리그 베테랑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서 베테랑으로 분류되는 게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부상 리스크’가 있다. 그는 “누구를 선택해도 리스크가 있는 건 똑같다”고 강조하면서 “부상도 6개월이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스민은 베테랑 프로 선수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스민 역시 “허리 부상을 당하고 회복될 것을 알게 된 후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 척추는 완전히 회복했고 힘을 끌어 올리는 중”이라며 “오는 8월 1일 팀 합류 전까지는 몸 상태가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는 흥국생명이었는데, 드래프트에 앞서 기존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6·보스니아/세르비아)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4순위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은는 지오바나 밀라나(25·미국)를 지목했고, 5순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시즌 GS칼텍스에서 뛴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30·카메룬)를 지명했다. 전날 모마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6순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지젤 실바(32·쿠바/아제르바이잔)를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트라이아웃 기간 내내 호평을 받은 198cm의 ‘최장신’ 반야 부키리치(24·세르비아)를 지목했다. 김 감독은 “생각했던 선수가 남아 있었고 마지막이었지만 아주 만족한다. 공격력보다는 좀 길게 봤다. 일단 높이가 강점인데, 당장 이번 시즌이 아닌 다음 시즌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뉴페이스’ 4명과 ‘경력자’ 3명이 차기시즌 V리그 무대를 밟는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