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아주 만족합니다.”

7개 팀 가운데 7순위.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낮았지만, 적은 확률 속에서 생각했던 선수를 지명한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3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23 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뉴페이스’ 4명과 ‘경력자’ 3명으로 총 7명의 선수가 차기시즌 V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

지명 순서는 지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차등 분배된 구슬 추첨으로 이뤄졌다. 7위 페퍼저축은행(35개)이 가장 많았고, 6위 IBK기업은행(30개)~5위 GS칼텍스(25개)~4위 KGC인삼공사(20개)~3위 현대건설(15개)~2위 흥국생명(10개),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1위 한국도로공사가 5개로 가장 적었다.

이변은 없었다. IBK기업은행이 행운의 1순위 지명권을 얻었지만,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가장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랐다. 김 감독의 선택은 참가자 38명 가운데 가장 큰 신장(198cm)을 지닌 반야 부키리치(24·세르비아)였다. 마지막 순서로 선수를 호명했지만, 김 감독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원하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후 김 감독은 “생각했던 선수가 남아 있었고 마지막 순서였지만 아주 만족한다”며 웃었다.

부키리치는 메레타 러츠 느낌이 물씬한다. 러츠는 2019~2020시즌부터 V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하며 GS칼텍스에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 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안긴 선수다. 큰 신장을 바탕으로한 블로킹에서 사령탑들이 주목하곤 했다.

김 감독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봤다. 그는 “공격력보다는 좀 길게 봤다. 당장 차기시즌 아닌 다음 시즌까지 성장할 가능성 높은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설명하면서 “일단 높이가 강점이다. 블로킹도, 공격도 다른 선수보다 굉장히 높았다. 다만 테크닉적인 부분은 훈련하면서 맞춰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 리그가 본인에게 쉽진 않을 것이다. 수비가 좋은 리그라서 그만큼 파워도 길러야 하고 해야 할 부분은 많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부키리치도 환하게 웃었다. 그는 “긴장도 되고 기쁘기도 했다. 모든 감정을 다 느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한 뒤 “지난 12월에 시즌이 끝났다. 훈련을 했다가 말았다가 하는 상황이었다. 졸업도 병행해야 해서 최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공격할 때 각을 많이 내지 못했다. (V리그에서는) 최고의 컨디션 만들어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