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지윤기자] “1·2·3군 통합 내전을 통해 결정됐다.”

베테랑 선수를 중심으로 로스터를 꾸렸지만 악몽 같은 봄을 보냈다. 스프링 시즌 9위, 저조한 성적표에 DRX가 내린 결론은 ‘덕담’ 서대길의 로스터 제외, 아카데미 선수의 1군 콜업이었다. DRX 김목경 감독(36)은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DRX사옥에서 서머를 앞두고 발표한 파격적인 로스터와 관련, 스포츠서울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앞서 DRX는 지난달 14일 공식 소셜 네트워크 채널(SNS)을 통해 ‘덕담’ 서대길의 1라운드 통합 로스터 등록 제외를 발표했다. 이후 21일 진행된 팬미팅에서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 (LCK)’ 서머 스플릿의 선수 명단을 최초 공개했다. ‘라스칼’ 김광희, ‘주한’ 이주한, ‘크로코’ 김동범, ‘페이트’ 유수혁, ‘베릴’ 조건희인 기존 멤버들과 3부 리그인 아카데미 리그 선수인 미드 라이너 ‘예후’ 강예후와 원거리 딜러 ‘파덕’ 박석현을 1군으로 콜업했다.

궁금증이 남는 변화였다. 경쟁력있는 선수를 구성했다기에는 2부 리그인 LCK 챌린져스가 아닌 경험이 부족한 2005년생 신입 유망주들로 채웠기 때문.

김 감독은 “서대길의 로스터 제외와 관련해서는 당장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 팀과의 이야기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며, 개인적인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기가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현재로서는 서대길을 서머 로스터에 추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에 따르면 서대길은 숙소에서 생활 중이며, 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감독으로서 ‘우리가 완성됐을 때 꼭 너여야만 한다’라는 말을 자주 나눴는데 책임을 못 진 느낌이 든다.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난 후 DRX가 선택한 방향은 ‘육성’이다. 팀 내에선 육성으로 잘 알려진 김 감독을 믿고자 진행한 취지로 읽힌다. 김 감독은 팀과 긴 상의 끝에 1·2·3군을 통합한 내부 연습 게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팀 내부적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다른 팀들보다 복귀를 빠르게 해서 1·2·3군 전체 내전을 일주일 넘게 진행했다.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줬다. 제일 중요한 건 팀의 방향성이 바뀐 것”이라면서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계급장을 떼고 평등하게 치른 내전 결과에서 ‘예후’ 강예후와 ‘파덕’ 박석현 선수가 1군 로스터에 등록된다면 현재 부족한 점을 채우고 기대치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입 선수에 대한 DRX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김 감독은 “강예후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실력있는 선수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충분히 성장이 가능하다”며 “박석현은 당장 서대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 그러나 공격적이고 원거리 딜러로서 충분한 기질을 갖추고 있다. 사실 아카데미 선수가 롤드컵 우승 경력을 가진 ‘베릴’ 조건희와 함께 한다는 건 평생 잊을 수도, 있을 수도 없는 경험이다. 베테랑들에게 배우고 의견을 맞추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선수 모두 경험 자체가 부족하다. 현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부터 잘할 수 없지만 선수들과 감독 코치들은 두 선수를 낮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자리를 잡으면 플레이오프 진출과 더불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속내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마지막까지 성적이 안 좋았는데도 크게 응원을 해주시는 팬들을 잊지 못한다. 스프링 때 부족한 것들을 서머에는 보답할 수 있게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merry061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