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마저 완전히 무너뜨리는 ‘절묘한 코너웍’과 상대를 질식시키는 ‘빈틈없는 수비’였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간판스타 안세영(21·삼성생명). 세계 2위인 그가 1위인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26)를 완파하고 올해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1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계속된 2023 싱가포르오픈 마지막날 여자단식 결승.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를 40분 만에 2-0(21-16, 21-14)으로 잡고 포효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 750 시리즈로 세계 상위랭커들이 총출동했다. 그래서 안세영의 우승은 더 값졌다. 안세영은 상대전적에서는 야마구치와 8승12패로 아직 열세다.
안세영은 지난 1월 인도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3월 전영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했고, 지난 4일 태국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이번 싱가포르오픈까지 올해 출전한 8개 대회 모두 결승에 진출하는 등 괴력을 보여줬다.
야마구치는 전날 준결승에서는 4위 천위페이(25·중국)를 2-1(21-10, 18-21, 21-16)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안세영한테 맥없이 당하며 쓴잔을 마셨다.
안세영은 4강전에서는 3위 타이쯔잉(28·대만)을 2-0(21-16, 21-14)으로 물리치며 고비를 넘겼다.
안세영은 이날 첫 게임에서 0-2로 출발이 좋지 않았으나 빼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4-2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둘은 8-8, 9-9, 10-10으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안세영은 13-10으로 달아나더니 19-14로 점수차를 벌렸고 21-16으로 첫 게임을 마무리했다.
2게임에서도 둘은 10-10이 되는 등 한치 양보없이 맞섰다. 그러나 안세영은 이후 힘을 냈고, 7점 차로 두번째 게임도 매조지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SPOTV의 하태권 해설위원은 안세영에 대해 “수비 안정감이 더 확실해진 것 같다. 공격을 하도 잘 막아내니 야마구치가 두번째 게임에서는 아예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안세영이 4, 5월까지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는데, 이제 자신에 찬 눈빛이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자신있는 플레이를 한다. 본인을 믿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2위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1위인 중국의 첸칭천(25)-지아이판(25)한테 0-2(16-21, 12-21)로 져 준우승에 만족했다.
지난해 10월 새롭게 결성된 뒤 올해 3월 독일오픈과 5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이소희-백하나였으나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상대전적도 1승2패가 됐다. 상대의 공격력과 노련한 플레이에 힘을 쓰지 못했다.
이소희-백하나는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BWF 슈퍼 750 시리즈) 결승에서 첸칭천-지아이판과 처음 만나 0-2(12-21, 15-21)로 진 바 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