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화가 ‘속전속결’로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마쳤다. 이틀 사이 128억원이 쏟아졌다. 초대형 매물이 없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FA 시장은 언제나 예측이 안 된다. 이제 판이 뒤집혔다.
한화는 8일 엄상백 계약 소식을 전했다. 4년 총액 78억원이다. 보장액이 66억5000만원에 달한다. 하루 전인 7일에는 심우준을 잡았다. 4년 총액 50억원을 쐈다. 보장액 42억원이다.
총 128억원이다. 보장액만 보면 108억5000만원. 화끈하게 질렀다. ‘경쟁이 붙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아예 개장 초반 돈으로 ‘찍어누른’ 모양새다.
한화는 전력보강이 필요했다. 2024시즌 희망차게 출발했지만, 가을야구도 가지 못했다. 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다. 2025년이 ‘김경문 체제’ 사실상 원년이다. 게다가 2025년부터 새 구장에서 시즌을 치른다.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가 필요하다. 전력 보강에 FA만한 것도 없다. 시원하게 돈을 쓴 이유다. 덕분에 탄탄한 전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고민이던 유격수 자리를 해결했고, 선발 강화도 성공했다. 그렇게 FA 시장 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다른 FA의 ‘눈’이 달라질 수 있다. ‘저 선수가 저렇게 받으면, 나도 이 정도는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FA ‘가격’은 과거 사례가 통하지 않는다. ‘현재’가 전부다.
구단들은 답답하다. KIA 심재학 단장은 최근 “구단이 생각하는 적정가가 있지 않나. 시장가는 또 다른 얘기다. 걱정이 많다. 구단 간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 같다”고 했다.
아직도 시장에는 FA 15명이 남았다. 최원태는 엄상백의 계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불펜 최대어라는 장현식, 김원중 등도 비슷하다. 원치 않게 한화가 ‘기준’을 정한 모양새다.
시장이 열리기 전 구단이 책정한 금액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야 한다. 이는 에이전시도 마찬가지다. ‘더 받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 법하다.
구단 기조 또한 바뀔 수 있다. 당장 내부 FA를 두 명이나 뺏긴 KT가 외부 영입에 뛰어들었다. 허경민을 4년 총액 40억원에 잡았다. 심우준을 잡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6일 FA 시장이 열렸다. 8일로 사흘째다. 계약자는 총 5명. 최정-우규민-심우준-엄상백-허경민이다. 이제 시장이 ‘혼돈’으로 흐를 상황이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