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책 결정에 관여한다.

PGA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2일(한국시간) 우즈를 PGA투어 정책이사회 이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협력 문제로 혼돈에 빠진 PGA투어에 ‘황제’가 구원투수로 나서는 모양새다.

PGA 투어 정책이사회는 PGA 투어 최상급 결정 기구이다. 우즈가 합류하면서 이사 12명 가운데 절반인 6명을 현역 선수로 채웠다. 패트릭 캔틀레이, 찰리 호프먼, 피터 맬너티, 로리 매킬로이, 웨브 심프슨 등에 영향력이 압도적인 우즈가 가세해 선수들의 입김이 훨씬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는 5명의 독립 이사, 한 명의 PGA 오브 아메리카 이사로 구성된다. 의장은 사회이사인 변호사 에드 헐리히가 맡고 있다.

우즈의 정책이사 선임은 선수 41명이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PIF와 협상이 비밀리에 이뤄진 것은 PGA투어가 선수 위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연명 서한을 보낸 뒤 나왔다. PIF와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하다 선수들의 반발에 사퇴 위기에 몰린 모너핸 커미셔너가 두 손을 들고 선수들에게 영향력이 큰 우즈에게 도움을 요청한 셈이다. 선수들도 우즈를 정책 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성명을 통해 “PGA투어 선수를 대표하게 돼 영광이다. 지금은 PGA투어의 매우 중요한 시점이며 선수들은 투어 운영에 있어 어떠한 변화도 팬, 스폰서, 선수를 포함한 모든 투어 이해관계자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은 우리의 우려를 불식하는 해결 방안에 동의한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감사하며,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골프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기를 기대한다. 모너핸 커미셔너가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압박했다.

그동안 PIF와 협상 등 PGA투어의 굵직한 현안에서 모너핸 커미셔너의 입김이 반영되는 사외이사들이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이사회 개편과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우즈는 그동안 PIF가 돈을 대는 LIV 골프에 대체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 향후 PIF와 협상에 PGA투어는 LIV 골프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우즈가 가세한 선수 이사는 PGA 투어의 핵심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함께 모여 몇 가지 조치를 즉각 취해줄 것을 요청했고, 모나핸 커미셔너는 선수 및 선수들의 요청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앞으로 선수 이사들의 사전 참여와 승인 없이는 어떠한 주요 결정도 내릴 수 없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정책위원회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또 선수 디렉터의 특별 고문인 콜린 네빌은 선수를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모든 문서 또는 정보에 대한 완전한 접근 권한을 제공받는다. 따라서 선수 디렉터는 기본 계약 논의 일환으로 투어에 대한 모든 잠재적 변경 사항을 승인하거나 승인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과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받게 된다.

모너핸 커미셔너는 “우즈의 말과 리더십은 그의 커리어 전반에 걸쳐 PGA투어의 성공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여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의 관리 체계와 향후 계획에 그의 의견과 리더십이 함께 하는 것은 더욱 환영할 만한 일이며,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기본 합의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인해 상실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진행될 협상에서 내가 할 일은 현재와 미래의 PGA투어 회원들을 위한 최선의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모든 합의는 선수 디렉터를 통해 얻은 회원들의 의견과 승인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