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4일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톱타자로 최다 출장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45경기다. 김하성은 33경기다.

시즌 초반 봅 멜빈 감독은 타티스 주니어를 주로 테이블세터 톱타자로 오더를 짰다. 김하성은 간간이 좌완이 선발일 때 톱타자로 기용됐다.

그러나 성적이 지속해 4할대에서 머물자 멜빈 감독은 김하성을 붙박이 톱타자로 세운다. 현지 시간으로 7월1일 신시내티 레즈 원정 2차전부터다. 6월30일까지 샌디에이고 성적은 37승45패에 머물렀다.

김하성이 톱타자로 기용된 7월1일 이후 샌디에이고의 성적은 17승10패다. 놀라울 정도의 반전이다. 7월1일 이후 17승10패는 내셔널리그에서 이 기간에 가장 높은 승률이다. 샌디에이고 구단과 AJ 프렐러 GM이 승률 5할에 도달하지 못했으면서도 마감 시한에 바이어로 선회한 이유다.

멜빈 감독의 김하성 톱타자 기용은 샌디에이고로서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예전의 멜빈 감독 스타일은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등을 하다가 포수의 블로킹에 어깨 통증을 보였으면 다음 날 휴식이었다.

종전에는 김하성을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날 지명타자 톱타자로 출전시켰다. 물론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어깨 상태가 괜찮다”는 의견을 참고했다. 7월1일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샌디에이고 라인업에 김하성을 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톱타자로 기용됐을 때 타율이 0.321에 42안타,9홈런, OPS 0.998을 기록하고 있다.

MLB 네트워크 진행자 브라이언 켈리나 MLB 전문가들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MVP는 김하성이다”고 단언할 정도다.

이런 발언을 뒷받침하는 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다. 이날 현재 김하성의 WAR는 5.4로 메이저리그 선두를 달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우익수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 5.5의 뒤에 있다. 5.0이 넘는 선수는 4명이다. 타자 오타니 쇼헤이 5.2, 장타 부문 선두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 5.0 순이다.

국내파 야수로 추신수가 WAR 5.9로 역대 가장 높았다.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20-20클럽(홈런 22-도루 22), 타율 0.300을 기록했을 때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가 2015년 데뷔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 부문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때 WAR이 3.9다. 2016시즌 국내파 내야수로 최다 21개의 홈런을 작성했을 때는 2.3에 불과했다. 현재 김하성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로 단박에 알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시즌 54승55패가 돼 승률 5할 복귀 마이너스 1이다.

4일은 다음날부터 펫코파크에서 라이벌 LA 다저스와의 4연전을 앞두고 하루 쉬는 날이다. 타율 0.284, OPS 0.838을 마크하고 있는 김하성은 쉬는 날에도 펫코파크에서 훈련을 계속했다. 최원제 타격코치가 샌디에이고로 내려가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김하성의 자세에 구단과 동료들도 존경을 표할 정도다. 후반기 들어 타격의 고공비행에 동료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

2023시즌은 본인도, 구단도, 동료들도 놀란다. 시즌 전 목표 타율, 홈런, 도루 등은 모두 뛰어넘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대역전극만 벌어지면 된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