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사례와는 다르다. 학폭 도마 위에 오른 배정대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KT 구단과 이강철 감독도 그를 배제하지 않고 경기에 기용했다. 이전 같으면 해당 선수는 엔트리에서 빠지고 여론에 밀린 구단은 징계 절차를 고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배정대와 구단은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돌아보면 내가 ‘최익성의 정면돌파’ 칼럼을 시작한 이유가 학폭 때문이었다. 첫 내용이 “나는 수없이 맞았지만 한번도 때린 적이 없다”는 저니맨의 학폭 극복기였다. 그때부터 나는 본인이 떳떳하다면 숨지 말고 나와서 대응해야 한다고 줄곧 외치고 있다.

만약 죄가 있다면, 엄정한 조사 이후 징계받고 벌 받으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진 마녀사냥식으로 일관했다. 대부분 그랬다.

그런데 누군가는 “구단이나 팬들이 배정대에게 속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수의 결백을 믿다가 뒤통수 맞은 사례가 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폭행 여부의 확정 이후, 징계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두산 이영하는 1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런 경우, 이영하의 잃어버린 1년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아무도 보상하지 않는다. 프로선수에게 1년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그런 측면도 있기에 유죄 확정 후, 징계로 이어져야 한다. 스포츠계가 아닌 사회적 관점에서 봐도 그게 타당하다.

또다른 이는 “프로선수는 공인”이라며 논란 자체의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체육인은 ‘공인’이 아니다. ‘인기인’이라고 봐야 한다. 그 책임 또한 무겁게 져야 하지만, 세월이 지난 뒤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그 억울함은 어디서 풀 것인가.

몇 년 전에 어느 젊은 정치인의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탁’ 친 적이 있다. 그동안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느끼게 한 대목이 있었다. 그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

“집 앞에 누가 쓰레기 버리는데, 자기가 치우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곳을 쓰레기장이라고 생각해 계속 버린다. 치우기 어려울 만큼 쌓이게 된다. 만약 집이 아닌 내 인생에도 누군가 뭔가를 던지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쓰레기장이 된다.”

그 연장선에서 나는, 논란에 선 선수들도 본인이 결백하거나 사과와 화해 등의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그리고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본다.

대개의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관해 “대응하지 마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그냥 피하는게 상책이다”라고 조언하지만, 때로는 정면돌파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을 감수하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KT 구단과 배정대의 향후 행보가 더 주목된다.

저니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