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하필이면 9월을 앞두고 다쳤다.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의 부상은 한국 축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파리생제르맹(PSG)은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의 부상 소식을 공지했다. PSG에 따르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근육)을 다쳐 최소 A매치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는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한 9월 A매치는 4일 시작해 12일 종료된다. PSG 발표대로라면 이강인은 최소 3주간 실전을 소화하기 어렵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앵에서는 이강인이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보도했다. 회복 속도와 상태를 봐야 하겠지만, 3주에서 4주 정도는 휴식이 필요한 게 분명하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축구대표팀의 유럽 원정에도 함께하지 못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다음달 7일과 12일 각각 웨일스 카디프,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웨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한다.

이강인을 9월 A매치 2연전에 활용하겠다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이강인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이 A매치 기간에 조기 차출해 대회를 준비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A대표 선수”라며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조기 합류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만큼 이강인을 중요한 선수로 분류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강인의 9월 A매치 2연전은 출전은 불가능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대한축구협회에서 28일 발표하는 9월 A대표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도 이강인의 9월 선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 여부다. 아시안게임은 이강인의 축구 인생이 걸린 대회다. 이강인은 다음해 파리올림픽 출전이 가능한 나이지만 올림픽 메달보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훨씬 수월하다. 한국은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병역 혜택을 받았다. 반면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사례는 2012년 런던 대회, 단 한 번뿐이다. 이강인 입장에선 당장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다. 마음 편히 유럽에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에게도 이강인은 꼭 필요한 존재다. 이강인은 이 연령대 대표팀에서 지난해 6월 이후 뛴 적이 없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팀에 합류하면 이강인은 키플레이어로 뛰어야 한다. 이강인의 부상 소식에 황 감독도 마음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PSG에서 공지한 대로라면 아시안게임 출전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인 쿠웨이트전은 19일 열린다. 21일에는 태국과 2차전을, 24일에는 바레인과 최종전을 치른다. 16강 토너먼트는 27~28일 열린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팀이다. 조별리그 통과는 이강인 없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일단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할 때까지는 이강인이 몸 상태를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시안게임 출전은 가능할 확률이 높다.

이강인은 지난 7월21일에도 허벅지를 다쳤다. 당시 이강인은 프리시즌 첫 번째 경기인 르 아부르전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했는데, 전반전 막판 허벅지 오른쪽에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향했다. 이후 일본 투어 세 경기에 모두 결장하며 회복에 집중했다.

이강인은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부상을 당했다. 지금은 휴식을 통해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회복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따라 이강인 개인의 축구 인생, 그리고 황선홍호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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