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내심 좀 왔으면 했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자연히 KBO리그 경기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수원에서 삼성을 만날 예정이던 KT도 하루 쉬게 됐다. 이강철(57) 감독은 내심 반갑다. 선발 운영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솔직히 말하면, 오늘 비가 좀 왔으면 했다. 다음주 우리가 LG-SSG를 만난다. 여기 선발진 운영이 달라진다”고 털어놨다.

이날 KT는 삼성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선발투수로 김민을 예고했다. 갈비뼈 미세골절로 이탈한 엄상백의 대체선발로 김민이 출격하기로 했다.

우완 정통파로서 김민도 충분히 실적이 있다. 2019년 27경기 150.2이닝, 6승 12패, 평균자책점 4.96을 올렸다.

2020년 24경기 42.2이닝, 3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4에 그쳤다. 이후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해 전역했다. 6경기 7.2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만들었다.

올해는 12경기 14.1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28에 그치고 있다. 시속 150㎞의 속구는 좋은데 제구가 따라주지 않는 모습.

선발 경험이 있기에 이강철 감독이 김민을 낙점했다. 직접 투구폼을 봐줬고, 조언도 건넸다. 구위가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도 ‘대체선발’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올시즌 1군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가 없었다. 엄상백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손색이 있다. 팀으로서는 최대한 덜 등판하는 쪽이 낫다.

이강철 감독은 “김민이 잘 던지면 계속 간다. 최소한 4번은 더 돌아야 한다. 오늘 비가 왔으면 했다. 오늘 취소되면서 김민은 일요일(9월3일)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고영표가 다음주 화요일-일요일 두 번 등판할 수 있고, 벤자민이 수요일에 등판할 수 있다. 순서가 그렇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2위인 KT는 1위 LG와 4.5경기 차이다. 마침 다음주 주중 3연전 상대가 LG다. 홈에서 붙는다. 이어 3위 SSG를 연달아 만난다. 여차하면 1위와 격차를 확 좁힐 기회다. 덩달아 3위 SSG를 떨어뜨릴 찬스이기도 하다.

당장 이번주 삼성-키움과 경기도 중요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를 한 번이라도 더 쓰는 쪽이 낫다. 마침 브리핑 도중 김민이 잠시 더그아웃으로 나왔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비가 와서 미안하게 됐다. 일요일은 고척 경기니까 취소될 일 없다. 그날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민도 “알겠습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