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9월 A매치 2연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한국 사령탑 데뷔승을 이끈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다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돌아가 대망의 유럽 통산 200골을 정조준한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웨일스전,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잦은 외유와 근태 논란에 휘말린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1-0 승)을 통해 한국 지휘봉을 잡고 6경기 만에 첫 승(3무2패)을 거뒀다. 손흥민은 A매치 기간 주장 완장의 무게를 느끼면서 부정적인 여론에 휘말린 수장을 보호하고, 그라운드에서는 정신적 지주 구실을 했다.
이젠 소속팀 주장 완장을 달고 다시 뛴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오는 16일 오후 11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23~2024시즌 EPL 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그는 올 시즌 토트넘에서도 구세주로 뛰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간판 골잡이 노릇을 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분데스리가로 무대를 옮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주장 완장을 달았고, 케인의 공백을 메우는 스코어러 구실도 한다. 지난 2일 번리와 4라운드에서(토트넘 5-2 승)는 주포지션인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해 ‘해트트릭 원맨쇼’를 펼치며 토트넘 ‘넘버원 스타’다운 위용을 떨쳤다.
케인의 실질적인 대체자로 꼽힌 원톱 자원 히샬리송(브라질)이 부진한 가운데 셰필드전에서도 손흥민은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토트넘은 올 시즌 무패(3승1무)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에겐 소속팀 비상과 더불어 또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2021~2022시즌), 최초 EPL 100골(2022~2023시즌) 등 매 시즌 진화를 거듭하며 아시아 축구 새 역사를 창조해온 그는 올 시즌 유럽 통산 200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0년 만 18세 나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손흥민은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했다. 올 시즌 빅리거로 1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전 542경기를 뛰면서 197골(정규리그 147골·컵대회 21골·유럽클럽대항전 29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7일 츠베즈다(세르비아)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차범근(121골) 전 수원 감독이 보유한 아시아인 유럽 통산 최다골을 넘어선 적이 있다. 그로부터 4년여 만에 200골 고지를 바라본다. 정규리그 147골 중 EPL에서 터뜨린 게 106골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41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현재까지 토트넘 선배인 대런 벤트(106골)와 EPL 최다 득점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1골을 더 넣으면 폴 스콜스(107골), 2골을 더 넣으면 역시 토트넘 출신인 피터 크라우치(108골)와 각각 동률을 이루게 된다.
손흥민은 셰필드를 상대로 통산 5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21년 5월3일 홈에서 치른 셰필드전에서 후반 쐐기포를 넣으며 팀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셰필드는 손흥민에게 실점한 2020~2021시즌 2부로 강등, 지난 시즌 챔피언십 2위를 차지하며 1부 승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EPL 복귀 초반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무3패에 머물러 있다. 4골을 넣고 7실점. 손흥민으로서는 가라앉은 분위기의 셰필드를 상대로 충분히 연속골을 노려볼 만하다. 200골 달성 시간을 단축할 기회다.
역시 A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소속팀 울버햄턴으로 돌아간 황희찬은 그에 앞선 16일 오후 8시30분 리버풀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EPL 5라운드를 치른다. 그는 올 시즌 4경기 중 3경기를 교체로 뛰었으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골을 기록 중이다.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같은 날 오전 3시30분 레버쿠젠과, 이재성(마인츠)은 오후 10시30분 슈투트가르트와 각각 4라운드 홈경기에 출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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