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SSG가 힘겨운 시즌 막판을 보내고 있다. LG와 ‘2강’이라 했는데 6위까지 내려왔다. 우승 경쟁이 아니라 5위 싸움을 해야 할 판이다. 대신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뭔가 뒤숭숭하다. 밖에서 그렇다.

SSG는 17일까지 123경기를 치러 62승 2무 59패, 승률 0.512를 기록 중이다. 6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5연패에 빠진 상태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 1무 8패에 그쳤다.

그야말로 ‘난국’이다. 우선 마운드가 무너졌다는 점이 뼈아프다. 엇박자가 자꾸 난다. 선발이 잘 던지면 불펜이 흔들린다. 거꾸로 선발이 주춤하면서 불펜까지 힘든 경기도 나온다.

방망이도 신통치 않다. 5연패 기간 경기당 평균 2.8점을 냈다. 5번 내리 패하는 동안 팀 타율 0.219에 팀 평균자책점 6.70이다. 이길 수가 없었다.

시즌 전체로 봤을 때 가장 아쉬운 쪽을 꼽자면 역시나 마운드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65로 최하위다. 커크 맥카티가 3.45를,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3.48을 만들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는 그나마 괜찮다.

토종 쪽은 아쉬움이 크다. 김광현이 평균자책점 3.90으로 나름의 몫을 하고 있지만, 문승원(7.99), 박종훈(5.61), 오원석(5.59)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펜은 시즌 내내 노경은-고효준-서진용만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경은과 고효준이 64경기씩 출전했고, 서진용이 58경기에 나섰다. 시즌 막판 힘이 빠진 모양새다. 9월 평균자책점을 보면 서진용이 8.44, 고효준이 7.71이다.

이건욱, 최민준, 백승건, 임준섭, 송영진, 이로운 등 다른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들쑥날쑥한 감이 있다. 그나마 최민준은 시즌 중반까지 감초 같은 역할을 했으나 최근 주춤한다. 이건욱이 막판 ‘스텝 업’ 한 것은 반가운 부분이다.

여기까지는 일어난 일이다. 어쨌든 지금 있는 선수들이 힘을 냈기에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었다. 이들을 이끈 것은 김원형 감독이다.

그런데 자꾸 지니까 여기저기서 ‘말’이 나온다. 안 될 때 ‘전형적인’ 모습들이 있다. 우선 지금 있는 선수들이 못하니 퓨처스에서 누군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팀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팬의 마음일 수도 있고, 역시나 승리를 기원하는 프런트 혹은 모기업의 생각일 수도 있다. 다만, 시즌 막판 1승이 아쉬운데 퓨처스에서 누군가 올려서 활용하는 선택이 과연 쉬울까.

감독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바꾸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제법 되는 듯하다. 실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용진 구단주가 묘한 행보를 보였다. 자신의 SNS에 SSG 팬이 ‘김원형 감독을 빨리 교체해야 미래가 있다’는 요지의 댓글을 썼다. 이 댓글에 정용진 구단주가 “너만 아는 거 아냐, 그냥 기다려봐”라고 답을 달았다.

구체적인 무언가는 없었지만, 뉘앙스는 파악이 가능하다. 구단주로서 현재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하다. 교체를 시사한 것일 수도 있다. 단, 공개적으로 이렇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것도 사실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용진이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그만큼 팀에 애정이 크고, 지원도 화끈했다. 투자 측면이라면 역대 최고로 꼽아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도 받고 있다.

대신 구단주의 ‘현장 개입’은 또 이야기가 다르다. 오너의 과한 현장 간섭이 어떤 결과를 불렀는지 모두 알고 있다. 수십 년째 우승하지 못한 팀도 있다. 야구 사랑과 운영은 언제나 별개여야 한다. 혼동하면 마이너스 효과만 나올 뿐이다.

프로야구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 한다. 계약 기간이 남아도 옷을 벗는 경우는 많다. 김원형 감독도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이끈 사령탑이다. 3년 재계약까지 안겼다. 재계약 1년차다. 가을야구 가능성도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가을에 가면 한국시리즈 2연패도 할 수 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벌써 끝난 것 같다. 어수선하고, 불안정하다. 현장에서 뛰는 선수단에 도움 될 것이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