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여자배구대표팀이 올림픽 예선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19일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 C조 세 번째 경기에서 독일과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13-25 21-25 25-23 25-22 7-15)으로 패했다.

지긴 했지만 세계 랭킹 12위 독일을 상대로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은 1세트를 무기력하게 빼앗겼지만 2세트부터 경기력이 살아났고, 3~4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끈질긴 수비 후 반격하는 능력이 살아났다. 전체적으로 수비 집중력이 향상됐고, 득점 기회를 살리는 플레이도 전에 비해 나아진 모습이었다.

앞선 이탈리아전에서 10득점, 폴란드전에서 16득점을 책임진 강소휘가 에이스 기질을 발휘했다. 강소휘는 18득점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다. 블로킹도 세 개나 잡아내며 공수에 걸쳐 크게 이바지했다. 여기에 이한비가 15득점을 보탰다. 두 선수가 사이드에서 원활하게 점수를 뽑아내면서 독일과 힘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중앙도 모처럼 살아났다. 박은진과 정호영이 나란히 8득점씩을 기록했고, 이주아도 6득점을 보탰다.

5세트 체력 저하로 인해 패배하긴 했지만 유럽의 강호 독일을 맞아 두 세트를 따내며 5세트까지 끌고 간 점은 세자르호가 확실하게 달라졌음을 증명한다. 지난 폴란드전에서도 경기 내내 접전을 벌인 끝에 한 세트를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2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는 동안 겨우 세 세트를 따낸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로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3패를 기록해 C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확률은 희박하다. 이어지는 미국, 콜롬비아, 태국, 슬로베니아전 결과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여자배구대표팀의 올림픽 예선에서의 선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팀은 올림픽 예선을 마치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1라운드에서 C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1일 베트남, 2일 네팔을 상대한다. 메달을 목표로 삼은 대표팀 입장에서는 올림픽 예선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관건은 지금의 경기력을 이어가고,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희망을 주는 경기를 지속한다면 아시안게임을 향한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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