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오타니 쇼헤이(29)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2023시즌이 모두 끝났다. 그러나 아직은 LA 에인절스 소속이다. 수술 후 인스타그램 포스팅에도 마지막 문구가 Go Halo!였다.

halo(헤일로)는 일식 월식 때 달 둘레에 생기는 광환으로 천사를 뜻한다.

오타니의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전문가들은 짧은 계약 또는 장기계약을 하더라도 옵트아웃을 활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사실상 짧은 계약이다.

이유는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로 마운드 등판이 2025년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까지는 오타니가 투타를 겸한다는 전제로 FA 몸값이 예상됐던 터다. 하지만 수술로 2024시즌에는 타격만 전념하게 된다. 타격 하나에 천문학적 연봉을 투자할 구단은 없다.

전문가들은 2025시즌에 투타 겸업을 재개하는 터라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로서는 옵트아웃 카드로 다시 프리에이전트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옵트아웃(Opt-out)은 선택적 계약 이탈로 FA를 의미한다.

옵트아웃은 선수가 계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물론 기록이 떨어지면 기존 계약을 준수하면 된다. 최근 들어 선수들은 옵트아웃을 적절히 활용해 FA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그의 고객인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옵트아웃을 월드시리즈가 벌어지고 있는 경기 도중에 흘려 난리가 난 적이 있다. 버드 실릭 커미셔너는 월드시리즈가 로드리게스 개인 뉴스에 묻혀 공개 경고를 하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는 2000년 겨울 텍사스 레인저스와 북미 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10년 2억5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이때 에이전트 보라스는 2007시즌 후 다시 FA로 풀릴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옵트아웃이 일반화되지 않았다. 양키스는 결국 로드리게스와 11월에 10년 2억75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투수 잭 그레인키도 옵트아웃으로 두 차례 대박을 터트렸다. 2012년 겨울 류현진이 포스팅으로 LA 다저스와 입단할 때 그레인키도 FA 계약을 맺었다. 6년 1억4700만 달러였다. 연봉 2450만 달러. 그레인키의 에이전시 엑셀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3시즌 후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3시즌을 마친 2015년 그레인키는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MLB 1위) 사이영상급의 활약을 펼쳤다. 12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년 2억6500만 달러에 대박을 터뜨렸다. 연봉 3441만 달러. 32세 때다.

2024년 7월에 30세가 되는 오타니로서는 MLB의 연봉 기록을 깨는 FA 계약은 투타를 겸하는 2025시즌 때가 가능하다. 시즌 후 FA 시장에서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어떤 계약을 성사할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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