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서울 | 함상범 기자] 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서늘한 10월, 차가워지는 날씨와 무관하게 드라마 명가의 안방 경쟁은 여전히 뜨거울 전망이다.

‘K-여성 히어로물’의 지평을 연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의 스핀오프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과 MBC 드라마 암흑기를 끊어낸 ‘연인’ 파트2, 배우 박은빈이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정점의 인기에서 고른 tvN ‘무인도의 디바’가 맞붙는다.

◇히어로로 그려내는 여성서사 ‘강남순’ : 준비된 ‘강력한 펀치’

백미경 작가의 신작 ‘강남순’은 2017년 호평을 받은 ‘도봉순’의 스핀오프 드라마다. 선천적으로 놀라운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 마약 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코믹극이다.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9.7%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독특한 방식의 히어로물이라는 평가를 받은 ‘도봉순’ 이후 6년 만에 세계관을 확장해 돌아왔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 맹활약한 이유미가 주연으로 나서며 김정은, 김해숙, 옹성우, 변우석, 이승준 등 탄탄한 배우진이 합류한다.

이유미가 맡은 강남순은 도봉순(박보영 분)과 6촌격이자 부모를 찾기 위해 몽골에서 날아온 엉뚱 발랄한 괴력의 소유자다. 어렸을 적 몽골에 여행을 갔다 가족을 잃어버리며 국제 미아가 됐으나, 몽골 힘겨루기 대회를 평정한 후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온 뒤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다음 달 7일 첫 방송된다.

◇MBC 암흑기 활로가 된 ‘연인’ 파트2 : 살아 숨 쉬는 백성의 희로애락

남궁민, 안은진 주연 ‘연인’은 병자호란 당시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존을 다룬 사극으로 파트1 최종회 시청률 12.2%를 기록했다.

사극 장인으로 불리는 황진영 작가가 궁중 로맨스가 아닌 양반과 농사꾼, 몸종 등 개성 강한 캐릭터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시대상이 엿보이면서도 현실과 맞닿은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구성이 마거렛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흡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미국 남북전쟁 전후의 남부보다 더욱 엄격하고 보수적인 조선 사회로 이야기가 옮겨지면서 캐릭터들이 한층 인상적으로 구현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파트2에서는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가 조선과 청나라를 오가며 겪는 격변을 다룰 전망이다. 다음달 13일 첫 방송된다.

◇박은빈의 벅찬 성장기 ‘무인도의 디바’ : 또 하나의 ‘중꺾마’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우영우’의 주역 박은빈의 차기작 tvN ‘무인도의 디바’도 기대작이다. 드라마는 긍정적인 성격의 서목하(박은빈 분)와 예민한 가수 윤란주(김효진 분)가 차트 역주행을 위해 재기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난해 한국사회를 관통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핵심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20대 여성을 시대의 아이콘이 된 박은빈이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호텔 델루나’, ‘빅마우스’ 등의 오충환 PD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타트업’ 등의 박혜련 작가가 세 번째 의기투합했다. 박은빈 외 김효진과 채종엽, 차학연, 김주헌, 이레 등 연기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다음달 21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