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메달레이스로 진입했다. 한국은 개막 첫날부터 근대5종과 태권도, 펜싱 등 효자종목에서 메달을 쏟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내달 개막하는 야구 경기를 위해 대표팀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상무와 평가전 등을 치른 뒤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전력이 약하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선수들은 도쿄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패를 경험한만큼 국민이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다. 당연한 금메달은 어느 종목에도 없다. 포디움 최상단에 오를만한 경기력을 스스로 발현하기를 기대한다.

아시안게임이 한창이지만 KBO리그는 변함없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가뜩이나 순연된 경기가 많아, 포스트시즌 일정 등을 고려하면 잰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다. 팬 이목이 경기에 쏠린 사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LG 두산과 잠실야구장 대체구장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세 단체는 26일 만나 의견을 나눈 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서울시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본 입장은 잠실 주경기장을 신축 잠실 돔구장을 완공할 때까지 대체구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1년 이상 논의한 사안이고, 서울시와도 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안전문제를 꺼내들어 ‘불가방침’을 시사한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발표 아닌 발표 이후 서울시도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한화컨소시엄, LG, 두산, KBO 등이 참여하는 TF팀이 꾸려진 뒤 진짜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재미있는 점은 “잠실 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활용할 경우, 공사 완료까지 추가 기간과 비용을 누가 충당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 추가 비용을 들여야하니 두 구단에서 부담하라는 쪽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가 크다.

“수원이나 인천에서 경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비교적 강하게 발언한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 압박용으로 비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LG나 두산이 잠실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압박으로 보인다. 야구계가 원하는 돔구장을 지어줄테니 제반비용 상당부분을 야구계가 충당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복잡한 셈법이 ‘개방형에서 돔으로 변경했다’는 짧은 말 안에 들어간 셈이다.

잠실 주경기장은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좌석을 6만석으로 줄이는 대신 장애인 관람석 증설과 노후한 육상트랙 교체, 관람환경 개선 등에 공사기간이 3년 소요된다고 한다. 주경기장 리모델링 공사는 2026년 12월 마무리한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2026년 12월이면, 잠실 스포츠 마이스 공사도 기초작업이 한창일 때다. 2026년부터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주경기장 공사가 끝난 시점과 물린다. 기껏 새단장한 주경기장은 마이스 공사가 완료되는 2032년까지 방치돼야 한다. 서울시 발표대로 관중 이동 통로가 한 곳뿐이고, 대부분 공사현장에 노출되므로 심각한 안전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6만석 규모의 스타디움에서 50~60명이 모여 행사하는 건 배보다 배꼽이 크다. 시비를 들여 대규모 공사를 단행해놓고 6년간 방치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비난은 오롯이 서울시 몫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KBO와 LG 두산의 만남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매력적인 서울 시장을 버릴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시가 지원하지 않으면 구단을 유지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LG와 두산이 연고지를 이전한다면? 반길 지방자치단체는 많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