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화=박준범기자]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고영준은 2001년생으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에서 막내 축에 속한다. 대표팀은 1999년생이 주를 이룬다. 2002년생도 이한범(FC서울)과 황재원(대구FC), 단 2명뿐이다.

그는 소속팀 포항에서도 2선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다. 스피드는 물론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특화돼 있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 또한 뛰어나다. 2선 자원들이 즐비한 속에서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는 이유다.

고영준은 윙어 유형은 아니다. 스피드를 활용해 돌파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 현대)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2선 중앙에 위치하지만 사실 위치는 큰 상관이 없다. 고영준은 중앙은 물론 양 측면을 오가며 바지런하게 그라운드를 누빈다. 올시즌에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문전에서의 결정력 문제 해결했다. 26경기에서 8골1도움이다. 포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고영준의 역할은 2선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동료들과 계속해서 위치를 바꿔 플레이하는 것에 있다. 다만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합류하면서 그의 역할이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고영준은 이강인이 없었던 1~2차전, 그리고 3차전에서도 이강인이 교체로 물러난 이후로 같은 자리를 맡았다.

고영준은 1차전 선발 출전해 55분을 뛰었고, 2차전도 선발로 76분을 소화했다. 3차전에는 교체로 투입돼 54분을 뛰었고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이강인이 존재하지 않았던 대표팀의 1~2선에 윤활유 같은 구실을 완벽하게 해낸 셈이다. 이강인이 몸 상태를 끌어 올리며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야 하는 상황. 고영준이 있기에 황 감독이 부담 없이 이강인의 몸 상태를 살피고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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