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윤동희)안 뽑았으면 어쩔 뻔 했나.(웃음)”

예선 3경기 타율 0.583(12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698, 야구대표팀에 대체선수로 뒤늦게 합류한 윤동희(20·롯데)의 기록이다. 국가대표 사령탑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윤동희는 사령탑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윤동희는 3일 태국과의 경기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포함) 3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17-0 대승을 이끌었다. 홍콩·대만과의 경기에서 하위타선에서도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던 윤동희는 이날 중심타선으로 옮겨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대체선수로 마지막에 승선했다. 대표팀에 왼손 타자는 많지만 오른손 타자가 드물다는 이유로 선택받았다. 그리고 이번 대회 꾸준한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윤동희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는 2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를 쳤다. 비록 점수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팀은 0-4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이 기록한 6안타 중 절반을 윤동희가 했다. 1일 홍콩전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윤동희의 활약에 류중일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태국전을 마치고 만난 류 감독은 “‘윤동희가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나’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타자 중에 윤동희가 가장 좋다. 그래서 타순을 3번으로 배치했다. 확실히 연결이 잘 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에 승선하는 그를 두고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윤동희는 오롯이 실력으로 가슴에 품은 태극마크를 증명하고 있다.

윤동희는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국제대회라고 더 잘하려고 하면 못할 것 같아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임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대표팀은 대만에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갔다. 그런데 또 변수가 발생했다. 당연히 조 1위로 올라올 것이라 예상했던 일본이 중국에 0-1로 패하면서 슈퍼라운드는 그야말로 혼돈에 빠졌다. 한국을 포함해 세 팀이 2승1패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셈. 실점은 최소화하고 득점을 최대한 많이 기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본, 중국을 넘어 다시 한 번 대만에 설욕하기 위해선 결국 방망이가 답이다. 윤동희의 뜨거운 방망이가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4연패’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