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 전문기자] “후배들이 WTA 투어 대회에 많이 도전했으면 한다.”

국내 여자테니스 간판스타 장수정(28·대구시청). 세계랭킹 162위인 그가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WTA 투어 2023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9303달러) 단식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이렇게 후배들을 향해 한마디를 날렸다.

장수정은 이날 2라운드(16강전)에서 116위 에미나 벡타스(30·미국)한테 0-2(3-6, 4-6)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날 1라운드에서 2020년 호주오픈 여자단식 챔피언으로 랭킹 30위 강호인 소피아 케닌(24·미국)을 2-0(6-1, 6-4)으로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킨 장수정이었지만, 이번엔 역부족이었다.

장수정은 10년 전 코리아오픈에서는 지금까지 한국 선수 역대 최고성적인 단식 8강에 오른 적이 있다.

장수정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2세트 들어 전략을 바꿔서 공격적 플레이를 했는데 잘 맞아서 게임스코어 4-2로 앞섰다. 이후 소극적으로 했던 것 같다. 그 부분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WTA) 투어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없다”면서 “외국 선수들은 우리에 비해 서브 부분이 좋고 한방이 있다. 우리는 타이밍이나 다리를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나란히 단식 16강에 오른 백다연(22·NH농협은행)에 대해 그는 “상대가 누구이든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게 큰 장점이다. 발도 좋다. 그 부분을 살려 공격적으로 한다면 투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수정은 지난해 7월 스웨덴 베스타드에서 열린 WTA 투어 125K 대회인 노디아오픈에서 생애 첫 정규투어 대회 단식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투어 대회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무대다. 잘 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잘 할 때는 자신감이 생기고, 못할 때는 안되는구나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이겨내고 좋아지는 것을 느꼈을 때 재미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힘들지만 도전하는 게 좋다”고 했다.

장수정은 “투어 비용으로 아껴도 연간 1억5000만~2억원을 쓴다”며 개인적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투어 비용 절감을 위해 코치를 두는 대신, 선수 출신 3살 위 오빠(장광익)와 다닌다.

그는 투어 비용 때문에 통장이 마이너스이긴 한데 그랜드슬램을 뛰면 좀더 감당할 수 있으며, 방값은 나온다고도 했다.

투어 대회를 다니면서 운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생각보다 경기가 안됐을 때, 방에 돌아와 고독함을 느낄 때 한번씩 눈물이 난다”고 답했다.

장수정은 향후 목표에 대해 “그랜드슬램 8강 진출”이라고 밝혔다. 그랜드슬램에서는 단식 본선 1라운드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