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세트피스는 클린스만호의 확실한 ‘무기’이자 ‘비기(秘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2연승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5-0 승)와 중국(3-0 승)을 상대로 8골을 넣으며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많은 득점도 고무적이지만 득점의 순도도 높다. 싱가포르전에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5명의 공격수가 골 맛을 보는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중국전에는 손흥민이 2골1도움으로 전천후로 활약했다. 수비수 정승현(울산 현대)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세트피스 득점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세트피스는 확실한 공격 옵션 중 하나다. 특히 한 번의 공격으로 득점할 수 있는 동시에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확실한 키커가 있다. 오른발로는 손흥민이, 왼발로는 이강인이 사실상 세트피스를 전담하고 있다.
위력이 점차 배가 되고 있다. 특히 이강인은 절묘한 왼발 킥으로 대표팀의 위력적인 공격 옵션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이강인은 10월 A매치 당시 튀니지(4-0 승)전에서 선제골을 직접 프리킥으로 넣었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튀니지전 팀의 세 번째 골에도 기여했다. 이강인의 코너킥이 김민재의 헤딩으로 이어졌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중국전에서도 세트피스가 위력을 발휘했다. 1-0으로 앞선 전반 45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헤딩으로 방향을 바꿔 추가골에 성공했다. 후반 42분에는 손흥민의 프리킥을 정승현이 헤더로 연결해 득점했다.
더욱이 손흥민은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프리킥 최다 득점자(5골)이기도 하다. 직접 프리킥으로도 득점이 충분하다. 이강인 역시 뛰어난 왼발 킥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위치에서든 여러 옵션으로 상대 골문을 겨냥할 수 있는 건 큰 소득이다.
클린스만호의 다음 스텝은 내년 1월에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수비를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선제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토너먼트 무대에서는 세트피스가 중요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이강인과 손흥민이라는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의 ‘키커’를 활용한 세트피스가 클린스만호의 최고 ‘비기’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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