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패·패·승·승·승’ KBO 플레이오프(PO)에서 KT가 펼친 마법의 여정은 토종 에이스 고영표(32)의 손에서 시작됐다. 2패 후 벼랑 끝에서 무실점 ‘0(영)표’ 투구로 반전의 서막을 알리며 올가을을 뜨겁게 달궜다.

국내 언론사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이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 홀에서 열린다. 올시즌 KBO리그를 빛낸 15개 부문 영광의 얼굴을 가리는 가운데 고영표를 비롯해 임찬규(LG)·안우진 등 쟁쟁한 에이스들 중 올해 최고의 투수는 누굴까.

◇쟁쟁한 후보 중 ‘최고 에이스’는 누굴까

PO ‘2패’, 마법사군단이 벼랑 끝에 몰렸다. 위기에서 구해줄 영웅이 필요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3차전 ‘믿을맨’ 고영표가 KT를 구해냈다.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과감없이 드러내며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가을에도 ‘고퀄스 모드’였다.

고영표는 지난 2일 창원 NC와 PO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쳤다. 개인 통산 두 번째 가을야구 선발로 나서 첫 포스트시즌 QS를 달성하며, 팀의 2패 후 승리를 이끌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정규시즌부터 에이스라는데 이견이 없다. 올시즌 28경기 174.2이닝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6위, 다승 공동 5위, 이닝은 7위다. 특히, 이닝은 전체 토종 투수들 가운데 당당히 1위다. 여기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투구도 자랑했다. 올시즌 QS 21회(공동 2위), 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7차례(1위)를 기록했다. 괜히 ‘고퀄스’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고영표의 반격 투구를 시작으로 KT는 KS에 올랐다. 다만, 우승에는 닿지 못했다. PO에서 QS 호투를 펼쳤던 고영표는 LG와의 KS 1차전에도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 QS 역투로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KS 5차전 다시 선발로 나섰지만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고 KT의 가을 여정도 모두 끝났다. 올해 포스트시즌 합계 평균자책점은 3.38이다.

단, 경쟁자도 쟁쟁하다. 29년 만의 LG 통합우승을 일궈낸 임찬규(31)가 있다. 임찬규는 올시즌 30경기 144.2이닝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부문 3위(전체 토종 투수 중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9위를 찍었다. 올해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했고, LG는 접전 끝에 8-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실상 우승 흐름을 가져온 계기가 된 것.

여기에 꼴찌 키움도 안우진이란 정상급 에이스가 있다. 지난해 15승(8패)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타선의 지원 등을 받지 못하며 24경기에서 150.2이닝을 던지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 탈삼진 164개를 적었다.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에이스도 만만치 않다. 두산의 가을야구를 이끈 라울 알칸타라(31)는 31경기에서 192이닝을 소화하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 탈삼진 162개를 기록했다. 더욱이 이닝은 전체 투수 중 1위에 올랐고, 탈삼진 3위, 다승 4위, 평균자책점 5위다.

삼성의 데이비드 뷰캐넌도 올해 에이스다운 실력을 뽐냈다. 뷰캐넌은 30경기에서 188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를 적었다. 이닝은 전체 투수 중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평균자책점 3위, 다승은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삼성 에이스로서 확실한 클래스를 보여줬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