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강예진기자] “올해의 전환점은 SNS 파문부터 박용우의 이적했던 그때였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2년 연속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7~2018년 전북 현대를 이끈 최강희 감독 이후 5년 만에 2년 연속 감독상을 품은 것이다.

홍 감독은 “수상은 예측 못했다. 후보로 올랐던 3명의 감독은 K리그뿐 아니라 한국 축구에서 유망한 감독들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효, 김기동, 조성환 감독 모두 각자의 색이 있다. 그 안에서 상을 받아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 이분들이 언젠가는 계속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감독 생활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덕담을 남겼다.

감독상을 다른 감독들과 즐기고 싶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감독들과 즐기겠다고 한 건 나만의 생각이다. 지난해에 감독상을 탔고, 올시즌 크게 기대는 안했다. 다른 잘하는 사람이 타도 문제 없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보너스 같은 상이라고 느껴진다. 감독의 외로움을 표현했는데, 그럼에도 젊은 감독이나, 기존의 감독이나 개인적인 존경심을 나타낸다는 생각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울산은 시즌초 매섭게 질주했지만, 하반기로 넘어오는 시점 기세가 한풀 꺾였다. 선수단 내부에서의 인종차별적 SNS 발언과 주축이었던 박용우의 이적 등이 겹친 시기였다.

홍 감독은 “올해의 전환점은 SNS 파문부터 박용우의 이적했던 그때였다. 전환점이 긍정이냐, 부정이냐 했을 때는 우리는 후자였다. 그 부분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다. 그러한 새로운 경험들이 나에게 좋게 다가왔다.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 팀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 또 그때를 슬기롭게 잘 넘겨왔다. 그러한 시간이 나뿐 아니라 모든 분들께 좋은 경험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설영우를 포함해 지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을 얻은 선수들의 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상 소감이 ‘황선홍 감독께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홍 감독은 “내가 시킨 건 아니다. 본인들이 상타고 기분 좋으니까 립서비스한 게 아닐까 싶다”고 웃으며 “또 한편으로는 나는 팀을 이끌 때 선수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느 선까지 맡기느냐의 차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보이지 않는 규율이 있다.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르치기 쉬운 게 예절, 지키기 쉬운 것도 예절이다. 우리 팀의 중요한 매뉴얼이다. 선수들이 숙소생활하면서 식당분들을 언급하고, 큰 자리에서 언급하는 건 좋은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제자’ 설영우는 베스트11 수상 후 “목표는 MVP다”라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이에 홍 감독은 “설영우의 MVP는 조금 걸릴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 좋은데 더 성장해야 한다. 해당 포지션에서 MVP가 나오는 건 쉽지 않은데, 지금보다 조금 더 성장하고 본인이 잘 인지해서 중점적으로 보완한다면 언젠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