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프로에서만 거의 30년이다. ‘강한 남자’로 꼽힌다. 이런 사람이 울었다. ‘눈물의 호소’를 남겼다. 야구계 전체가 곱씹어야 할 때다. KIA 진갑용 수석코치가 깊은 울림을 남겼다.
KIA에 일이 터졌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김종국 감독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뒷돈 파문’을 일으켰던 장정석 전 단장 수사 과정에서 김종국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파악했다.
날벼락이다. KIA는 28일 감독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루 뒤인 29일에는 계약을 해지했다. 하루 사이에 ‘감독’에서 ‘전 감독’이 됐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일이다.
KIA는 호주와 일본에서 2024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본진은 30일 출국이지만, 29일 코치진이 먼저 호주로 떠났다. 진갑용 수석코치가 선수단을 지휘한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진 수석은 “마음이 많이 무겁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접했다. 깜짝 놀랐다. 이상한 낌새도 없었다.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호소했다. “야구 외적인 사회생활이다. 항상 더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한다.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선수와 코치진 모두 마찬가지다. 나도 한 번 더 생각하는 모습 보이겠다.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야구 외적인 일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 쪽이 가장 좋다. KIA를 넘어 KBO리그 전체가 신중하게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프로선수는 당연히 야구를 잘해야 한다. 야구‘만’ 잘해서는 곤란하다. 야구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세상이 변했다. 팬들의 잣대도 괴거와 비교해 엄격해졌다. SNS 등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선수와 코치들은 ‘유명인’이다. 그만큼 유혹도 많다. 각종 일탈이 선후배 관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재력가들이 붙기도 한다. 밥 사주고, 술 사주면서 ‘형·동생’이 된다. 과거부터 있던 일이다.
과거 승부조작 폭풍이 몰아쳤을 때도 시작점은 비슷했다. 선후배 관계로 시작해 소개를 거쳐 ‘아는 형’이 등장한다. ‘친한 형’이 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금전이 오가는 것도 안 될 일이다. ‘성의 표시’와 ‘뇌물’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해도 당연히 안 된다. 장정석 전 단장도 그렇게 팀에서 나왔고, 수사를 받고 있다. 김종국 전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까지 이어졌다.
유명인이고, 인기도 많다. 그럴수록 본연의 업무인 야구에 집중해야 한다. 밖에서는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돈도 정당하게 야구로 벌면 된다. 자기만 잘하면 KBO리그에서도 수십~수백억을 벌 수 있다. 메이저리그까지 가면 ‘0’을 하나 더 붙일 수도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또한 없다. 정정당당하게 살면 걱정할 일도 없다. 자꾸 야구 외적인 일로 문제가 생긴다. 그 대가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가 치러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